태권도 판정시비가 정부의 체육계 개혁 기구인 ‘범정부 스포츠혁신 특별전담팀’에서 진상이 규명될 예정이다.
3월 6일과 7일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2014년도 태권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발생한 오심 때문이다.
7일 남자 +80kg에 출전한 정진오(세종대) 선수와 박윤근(동아대) 선수의 8강전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양 선수는 3회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 3 동점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써든데스)에 돌입했다. 태권도 경기의 써든데스는 양 선수 중 한 선수라도 득점을 먼저 획득하면 승패가 가리는 시스템으로 당시 양 선수는 상대 선수의 몸을 잡고 공격했다는 이유(박윤근)와 주먹 공격이 유효득점 타격이 아님에도 감독.코치(세컨드)가 영상판독을 요청했다고 각각 경고 1개씩을 받았다.
경고 2개를 받으면 상대방에 1점을 따게 되는 경고.감점 규칙에 따라 양 선수 모두 경고 1개씩을 더 받으면 패배하는 상황이어서 해당 경기는 상당히 치열하게 진행됐다. 공격은 정진오의 발에서 나왔다. 정진오는 오른발로 박윤근의 상단(머리)을 노렸고 박윤근은 뒤로 물러서며 정진오의 발에 가격을 당했다.
득점유무 판단으로는 당연히 정진오의 상단득점이 인정되어 승리를 인정받아야 했지만 심판은 그러지 못했다. 정진오가 박윤근을 밀면서 공격했다는 이유를 들어 경고를 줬고, 정진오는 경고 2개로 박윤근에게 5대 4 한 점차로 패배했다.
세종대학교 길동균 감독은 주심의 판정이 잘못됐다는 판단에 소청을 제기해 정진오의 공격이 정당했다는 소청위원회의 결정을 들었지만 이미 정진오의 승리는 날아가 버린 후였다.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 경기규칙에는 이미 승패가 결정된 경기의 경우 소청을 통해 오심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승패를 번복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
태권도 국제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정원)의 경우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만 하더라도 오심도 하나의 경기 과정으로 보고 판정 번복을 한다는 규정이 없었지만 당시 영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발생한 오심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기의 관례를 만들기 위해 판정을 번복한 바 있으며, 이후 이 같은 규정을 삽입함으로서 오심이 발생할 경우 소청을 통해 그 결과를 번복할 수 있도록 했다.
세종대 경기에서 발생한 주심의 경고도 함께 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당시 정진오는 세컨드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주심의 판단으로 인해 경고를 1개 받았다. 이는 주심의 주관적인 판단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해당 경기 심판원이 고의적으로 경고를 주었는지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세종대측은 KTA의 불공정한 판정과 이에 따른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정진오 선수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이번 사안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접수했으며, 검찰, 경찰, 법무, 세무 등의 전문가들이 포함된 전담팀에서는 이번 민원의 규명을 통해 태권도의 판정시비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진행된 선발전에서는 세종대의 피해사례 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의 피해사례도 추가로 발생했다.
남자 -80kg 김정수(가스공사) 선수와 유두은(계명대) 선수의 경기에서도 주심의 경고로 인해 김정수가 패배하는 일이 발생했지만 소청결과 오심으로 확인됐다.
이번 KTA의 판정시비에서 집중적으로 조사되어야 할 것은 주심의 경고가 고의성, 의도성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세종대와 동아대 경기의 경우 해당경기 주심은 동아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심판원이었다. 판정에 있어 배제해야 할 것이 학연, 지연, 혈연 등인데 KTA는 심판배정에 있어 이를 배제하지 않았다.
KTA는 오심을 행한 2명의 주심에 대해 5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오심으로 인해 2명의 파란만장한 선수들이 올해 목표를 날려버린 것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다.
현재 세종대 정진오 선수의 경우 자신의 승리가 오심으로 인해 날아가자 급성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중에 있다. 대학 1학년으로 태극마크를 향한 그동안의 노력이 오심으로 인해 사라졌다는 충격 때문이다.
태권도계는 이번 KTA의 오심 문제를 전무이사와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의 지연, 학연, 혈연 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세종대 경기의 경우 해당 경기 주심이 동아대 겸임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또한 동아대의 경우 현 전무이사의 모교이기도 하다. 동아대 경기에 왜 동아대 교수가 주심으로 들어갔는지 심판배정에 윗선의 개입이 없었느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가스공사 경기 또한 해당 경기 주심이 의장의 제자라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현 정부가 체육계 정화 및 개혁을 위해 야심차게 구성한 특별전담팀이 이번 KTA 오심 파동에 대해 어떠한 성과를 내어 놀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http://www.tkdcnn.com/news/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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