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가 내년부터 도입될 전국소년체육대회 태권도 경기 남.녀 초등부 체급과 관련해 상임이사회 결정 사안을 서면결의로 번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0월 8일 KTA는 제3차 상임이사회에서 ▲소년체전 여초부 및 남초부 체급조정 건을 심의했다.
소년체전 초등부 체급 결정과 관련해 지난 9월 26일 KTA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은 전문기자단과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에서 올린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회장 이현부)은 소년체전 여자초등부 신설과 관련해 KTA에 남자 -31kg,- 34kg, -37kg, -41kg, -45kg, -50kg, -55kg, +55kg 8체급과 여자 -35kg, -41kg, -48kg, +48kg으로 4체급으로 운영하는 안을 올린 바 있다. 이 안은 지난 9월 24일 열린 KTA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논의됐으며, 당시 경기위는 초등연맹의 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상임이사회에서는 남자부의 경우 경기위의 안과 동일한 체급이 보고됐지만 여자부는 -38kg,- 45kg, -52kg, +52kg가 안건으로 상정됐다. 경기위의 안과 보고내용이 바뀐 것이다.
당시 이사들은 안건으로 상정된 체급을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올린 안으로 알고 가결 처리했다.
상임이사회가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KTA는 상임이사들에게 서면결의를 요청했다. 소년체전 체급 변경에 대한 건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상임이사는 “사전에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경기위에서 올린 안이라고 해서 상임이사들이 그럼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중론을 모았다”며 “그런데 얼마 뒤에 사무국에서 연락이 오더니 체급이 변경된 것이 있다고 서면결의를 해달라고 하더라. 사전에 조율을 하고 세부적으로 설명을 했다면 상임이사회에서 논의를 한다던가 초등연맹의 입장을 듣던가 하는 시간을 가졌겠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면서 “일부 지도자들의 얘기를 듣고 논란이 확대 되자 아~ 협회에서 우리들을 가지고 장난쳤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TA는 상임이사회 이후 전국 시.도협회에 체급 결정 및 변경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체급 변경이 확인됐으며, 상임이사회 안건이 뒤바뀐 정황도 들어났다.
초등 지도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10월 21일 오후에는 KTA와 초등연맹 사무국이 위치한 오륜동 밸로드롬에 10여명이 몰려가 체급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초등연맹은 왜 이 같은 체급 변경이 이루어졌는지 지도자들을 설득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KTA와 초등연맹이 사전 조율한 안과 달리 체급을 변경한 이유는 중량급 선수 육성을 위해서다.
초등연맹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31kg부터 +55kg까지는 20년전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던 체급이다. 하지만 현재 초등학생들의 신장과 체중이 모두 증가추세다. 국제적으로 다른 국가 선수들과 대등한 체격을 갖추려면 우리도 신체의 변형에 맞춰 체급을 올려야 한다”며 “물론 경량급 선수를 보유한 팀들의 경우 당장 내년 소년체전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반발할 수 있다고 본다. KTA에서 조금 적용 시간을 주고 확정 통보를 했다면 반발이 적을 수도 있는데 갑작스런 발표에 지도자들이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KTA는 이번 초등부 체급결정으로 인해 두 가지 실수를 범했다.
한 가지는 별다른 설명 없이 경기위의 안과 이사회 상정안이 바뀌어 상임이사들에게 혼란을 준 것이며, 또 다른 한 가지는 이사회에서 가결된 안을 서면결의로 뒤바꾼 것이다.
이번 논란이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는 KTA 정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http://www.tkdcnn.com/news/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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