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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전에서 열린 전무이사협의회 모습 |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협의회(회장 지민규)가 최근 사상초유의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 임원 전체 불신임을 위한 총회 소집 요구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비록 임시총회 소집 요구는 회장의 권한으로 거부됐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사실상 김세혁 전무이사의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8월 28일 ‘2013 세계태권도한마당’을 겸해 대전광역시에서 모인 시.도협회 전무이사 15명(부산, 경남 제외) 심도 있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누군가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날 전무이사들이 주장한 ‘누군가’는 사실상 김세혁 전무이사를 의미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8개 시.도협회장과 14명의 전무이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들은 KTA에 임원 전체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태환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번 임시총회 소집 요구에 동참했던 충청남도태권도협회 나동식 회장이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사실상 임시총회 소집 철회를 주장하자 불신임 논의는 한풀 가라앉았다.
나 회장이 철회를 주장했다고는 하나 나머지 동참 인사들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불신임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면서 “당분간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어놨다.
조건은 있었다. 지켜보는 대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날 전무협은 책임자를 김세혁 전무로 지목했다.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지만 전무들이 제기한 논란과 최근 몇몇 대회 및 태권도계 화합 분위기 저하에 대한 책임 추궁이 나오면서 사실상 김세혁 전무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일부 전무들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굳이 이런 상황에서 희생양을 삼아야 하냐는 이유에서 이다.
결국 전무협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의결을 통해 결정을 하기로 했다. 15명중 10명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에 찬성을 4명은 반대, 1명은 기권하면서 다수결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결정된 것이다.
이들은 전무협 지민규 회장, 김태완 사무총장을 비롯해 광역별로 선정한 소위원들이 KTA와 김세혁 전무이사를 거치지 않고 김태환 회장에게 면담 요청을 해 사실상 전무이사의 경질을 요청하기로 했다.
면담 날짜는 이날 결정되지 않았지만 추석 이전 처리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김세혁 전무이사는 전무협의 이번 주장에 상당한 언짢음을 표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측근들에게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책임을 져야 하냐”는 등의 표현을 사용해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들어낸 것이다.
전무협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다. 김세혁 전무의 경질 문제는 김태환 회장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관건은 김 회장이 이들의 뜻을 수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하지만 김세혁 전무이사가 자신의 경질을 주장하는 전무이사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증명됐다.
이번 건의 처리가 어쩌면 김세혁 전무의 정치력을 평가하는 자리가 될지 모른다. 위기에 몰린 김세혁 전무가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