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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공인 8단,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코치,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상비군 전임지도자 등 역임) |
□ 스포츠 외교의 현 실태
스포츠 외교란? 스포츠를 통하여 국가 간의 정치와 외교 등에서 이용되는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제 스포츠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익을 위해 외교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스포츠 참여자는 전형적으로 특정 사회조직을 대표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스포츠를 매개로 하여 정치를 반영하여 정치와 외교에 이용되는 경우가 매우 많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러한 스포츠 외교를 통하여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완만해 졌고 우리나라 또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외교는 단순히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사용될 만큼 중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1971년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를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며 국내의 경우에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1991년 세계탁구대회와 청소년 축구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파견한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를 “굴뚝 없는 산업,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 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외교력은 단순히 스포츠 시장 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 그리고 경제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5개국(한국, 중국, 북한, 일본, 대만) IOC위원회 위원 진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인다. 총 30개에 달하는 IOC각종위원회 전체 구성명단의 면모를 살펴보면 한 눈에도 중국 스포츠 외교의 약진이 두드러져 보인다. 가히 일취월장의 괄목할 만한 중국의 스포츠 외교 강국이 되었음이 선포된 듯 보일 정도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 세계 올림픽 운동을 좌지우지하는 세계 스포츠 내각 격인 IOC집행위원회에 부위원장(Zaiqing YU) 1명을 위시하여 2020년 제3회 동계청소년 올림픽 평가위원장(Yang YANG)직에도 중국 스포츠 외교관이 자리매김 하였다. IOC 집행위원회 포함 총 30개 각종 위원회 중 20개 위원회에 총 12명이 IOC각종 위원회 32개의 자리에 중국 출신 스포츠 외교관들이 대거 진출하여 있음이 드러난다.
대만의 경우도 IOC집행위원회에 1명(CK WU)이 포진되어 있으며 IOC 올림픽우표, 주화 및 기념품위원회 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IOC핵심위원회인 IOC마케팅위원회 위원장에 Takeda JOC위원장 겸 IOC위원이 새롭게 임명되어 나름 일본 스포츠 외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중국(IOC부위원장 직 및 2020 제3회 동계 YOG평가위원장 직), 일본(IOC마케팅 위원장 직), 대만(IOC 집행위원 및 IOC 올림픽우표, 주화 및 기념품 위원장 직)등 중국, 일본, 대만 3개국이 IOC위원회 위원장 직을 중국과 대만 2개국은 IOC집행위원 직을 각각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경우는 IOC 내에서의 위상이 아직도 미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에 열렸던 제 30회 런던 올림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종합 5위(금 13개 은 8개 동 7개)를 차지하며 세계스포츠 10대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였지만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외교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킨 대회이기도 하다.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면 첫날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출전한 200m예선에서 시작되었는데 실격 판정에 발 빠른 대응으로 오심을 번복하기는 했지만 두 번째로 유도 조준호 선수의 경기에서 3명의 심판 모두가 조준호 선수에게 깃발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팬들의 동요가 있자 심판 위원장이 판정을 번복한 사례는 스포츠 외교의 문제점과 한계가 하나 둘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펜싱의 신아람 선수의 경기에서 타이머의 오작동으로 인해 타이머가 멈춰버린 사이 공격한 상대방의 점수가 인정돼 “멈춰버린 1초”에 대한 억울한 경기였으며 배드민턴 경기에서 고의적인 져주기 게임으로 4명의 선수가 실격을 당한 것은 선수단 관리의 허점을 노출한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공정하지 못한 판정을 받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모든 국민은 분노하였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땀 흘린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공정성과 진실성에 있다고 본다. 드라마나 영화는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찍고 각색할 수 있는 가공의 진실을 보여 주지만 스포츠는 전혀 그럴 수 없다는 것으로 그 가치가 인정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2-0 승리로 감격에 환호하던 박종우 선수가 관중으로부터 건네받은 독도관련 문구로 인하여 IOC로부터 시상식에 참여 제재를 받아 메달 수여를 하지 못한 사건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장면이다. IOC에서는 다른 견해를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 독도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영토이므로 정치적 문제는 아닌 것이다. 기성용 선수와 함께 중원을 장악하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며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쓰는데 공헌한 박종우 선수의 목에도 현장에서 동메달을 걸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 외교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처럼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스포츠 외교력 강화에 보다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할 이유인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이 흘린 땀의 가치를 정정당당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포츠 외교 강국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해야 가능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