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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4/22  국제태권도신문
태권도계 이제는 코로나 이후 상황 준비해야
태권도 생태계 급변, 제도권 변해야 도장 살아

 

“전국 태권도장 중 30%에 달하는 도장들이 코로나 사태로 폐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인해 태권도 생태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태권도 유관단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된 상태라 단순히 한 국가와 업태, 직군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 국내 태권도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태권도의 근간인 도장이 상당수 폐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태권도 도장이 무너지면, 이는 당연히 시도협회와 대한태권도협회(KTA), 국기원의 붕괴로 이어진다.


시도협회는 95%의 재원이 지역 도장의 승(품)단심사 수익금이고, 대한태권도협회는 25%가 심사수익금이다. 국기원 또한 국내심사비의 비중이 전체 심사수익금 중 30%를 차지하고 있어 심사인원의 감소는 결국 태권도계 생태계를 무너트릴 가능성이 높다.


태권도계는 코로나가 종료되고, 태권도장이 다시 정상화에 접어들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2년 유행한 전염병인 사스(SARS)와 2012년 메르스(MERS) 사태를 비교했을 때 심사인원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1년 정도가 걸린다는 데이터를 기초로 한 분석이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사스와 메르스보다 코로나의 파급효과가 더욱 커 장기적인 침체로 갈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국기원은 최근 1~4품과 1~5단의 심사집행을 국내 도장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임시지침을 내어놓았다. 단 시도협회가 지정한 사람이 직접 동영상을 촬영해야 하고, 시도협회의 심사평가위원이 이를 심의해 합격유무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또 1회 심사인원을 최대 3명으로 제한했다.


심사인원의 감소에 따른 제도권의 붕괴가 미래 얘기가 아닌 지금 눈앞에 놓여있기에 불가피하게 제한적 조치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선 도장들은 국기원의 임시지침에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국기원이 임시지침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코로나 종식 이후 다시 시도협회가 심사를 직접시행하는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더욱 큰 혼란이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은 이제 코로나 이후의 태권도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휴관과 방역, 제한조치 등을 학습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데는 적응을 마친 상태지만, 이후 회복까지는 심사제도를 뿌리째 바꿔야 공생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해외와 국내의 동일한 심사제도 시행이다 .


현재 국기원은 해외의 경우 국기원 사범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직접 수련인의 심사를 집행한 후, 합격유무만을 국기원에 보고해 단증을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같은 사범지도자 자격을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국내 사범들의 권한은 심사응심자를 심사시행단체인 소속 시도태권도협회에 추천하는 것뿐 직접 심사를 집행할 권한은 없다.


시도협회의 심사집행과 KTA의 심사추천이 이루어져야 국기원에서 단증을 발급하고, 다시 시도협회로 단증이 배송되어, 해당 시군구협회로 분배되는 방식이라 심사집행 과정도 중복되고, 단증발급 역시 중복되는 과정이 있다.


즉 유통단계를 줄이면 될 문제지만, 여기에는 국기원과 시도협회의 암묵적인 협의가 얽혀 있다.


시도협회의 주 수입원은 심사수익금이다. 한 예로 도장에서 1단(품)을 기준으로 15만원의 심사비를 받았다고 하면, 이중 6~7만원은 시도협회의 심사집행수수료로 들어간다. 또 KTA는 심사추천료를 명목으로 1만원을 챙긴다. 도장의 경우 6~7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두는데 이는 심사를 앞둔 응심자의 집중케어를 위한 특별수련비와 심사장 이동, 심사 전후 프로그램, 사범 수당 등의 경비로 사용된다.


만약 국기원이 KTA에 심사수임단체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해외와 동일하게 국내 사범들에게도 심사집행권한을 부여한다면, KTA와 시도협회로 지출되는 심사추천료와 집행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이 금액만 최소 7~8만원이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줄어든 심사비는 당연히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도장이 심사비를 감액할 수도 있고, 해당 금액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KTA와 시도협회는 그동안 유지했던 심사수익금을 받지 못하게 되어 다른 경기단체와 같이 후원금과 국고보조금, 지방자치단체 보조금만으로 운영을 해야 한다.


그동안 심사수익금으로 행해져 왔던, 임직원의 인건비와 수당, 조직관리비용으로 사용되던 운영비 등의 축소와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것.


국기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범지도자 자격 취득자에게 심사집행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KTA와 시도협회의 반발을 우려해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기원이 세계태권도본부라고는 하지만, 국내 정부기관의 특수법인 형태로 있다보니 KTA와 시도협회가 단체행동을 한다거나, 위력을 행사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고, 또 국기원 임원과 일부 간부급 직원이 이들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혀 있어 함부로 나서서 심사제도 개선을 주장하지도 못한다.


이번 국기원의 임시지침은 코로나 사태라는 명분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태권도계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도권의 심사구조를 바꾸고 일선 현장 지도자들과의 관계정립으로 심사를 이끌어야 태권도가 살 수 있다.


국기원의 임시지침에 일선 지도자들은 각종 SNS를 이용해 “국기원이 KMS시스템(해외 지도자들에게 심사권을 부여하기 위해 사범지도자 자격증 취득자에 한 해 국기원으로 도장을 직접 등록하는 시스템)을 국내 사범들에게도 적용해 심사비를 다단계식으로 착취하는 지난 40년간의 심사구조를 뿌리 뽑자”고 외치고 있다.


제도권 스스로가 나의 돈벌이, 나만의 이익이 아닌 태권도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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