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월 2일 KTA 홍준표 회장은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 양진방 사무총장, 윤웅석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의 사표를 반려했다. |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이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 양진방 사무총장, 윤웅석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이사)의 사표를 반려했다.
이번 사표 반려는 6월 2일 양진방 사무총장이 국제경기력강화 토론회 결과를 보고하면서 홍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회장은 5월 9일 ‘2011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성적 저조에 책임을 통감한 양진방 사무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5월 18일 김운용 명예회장 및 부회장단, KTA 사무국 부장급 이상 등과 미팅을 갖고 ‘사퇴하라!’고 요구했으며, 김무천 운영부장에게는 ‘개혁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홍 회장의 사퇴 발언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거치며 한국팀이 잇따른 성적 저조를 보이자, 양 총장뿐만 아니라 모두 같이 책임을 지라는 의미의 사퇴 압박이었다.
하지만 홍 회장의 사퇴압박은 역효과를 냈다. ‘뭘 제대로 모르고 나선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일부 부회장은 “18일 홍 회장과의 미팅에 참석해 총사퇴에 동의는 했으나 당시 사퇴 동의는 회장의 체면치레를 위해 그렇게 따라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출직 임원이기에 부회장직은 회장이 사퇴하라고 하면 할 수 있으나, 이사로서 임기는 유지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5월 23일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 윤웅석 의장은 양진방 사무총장과 사무국에 함께 사퇴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 역시 ‘회장의 체면을 위해’ 양 총장을 포함한 핵심임원 4인이 ‘액션’을 취한 것으로 보였다.
결국 이번 KTA의 사퇴 파동은 'SHOW'라는 것이 태권도계의 중론이다.
이들은 “한국팀의 부진으로 KTA가 국내 미디어의 표적이 되자 양 총장이 사표를 냈고, 홍 회장은 이를 모두의 책임이라 돌리며 국면을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홍 회장이 아직까지 KTA와 핵심 임원들을 내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KTA의 한 대의원은 “7월 한나라당 경선이 있다.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태권도계가 홍 회장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나? 거의 핵심 멤버와 주요 지역들이 나서 홍 회장의 당 대표 선출을 위해 뛰지 않았나?”면서 “당시 2등을 해 최고위원이 된 것도 태권도계의 도움이 없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인 요인들로 인해 홍 회장은 태권도계를 떠나지 못한다. 또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핵심임원들을 내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KTA의 사퇴 파동이 예상대로 ‘전원 반려’로 끝나, 당분간 ‘회장의 SHOW’라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양 총장이 이미 자신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했고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해 사무총장직을 두고는 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회장이 이번 ‘사퇴&반려 SHOW’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