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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4/16  국제태권도신문
[박종범 칼럼]공모는 했지만, 검증은 없었다—국기원 연수부원장 선임 논란의 본질

국기원의 연수부원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의혹을 넘어 태권도계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2월, 국기원은 세계태권도연수원(WTA) 연수부원장을 공개모집 방식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하며, 정량평가 100점 체계와 다섯 개 평가 항목을 기반으로 한 공정한 심사 절차를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적이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공개된 정보는 “선임 결과”뿐이다. 후보자 구성, 평가 기준, 점수, 심사 과정, 선정 이유 등 공모제의 핵심 요소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공모제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과연 이번 선임은 공정한 경쟁이었는가, 아니면 공모 형식을 빌린 지명 인사였는가.

공모제의 핵심은 절차 자체가 아니라 ‘검증 가능성’에 있다. 

누가, 왜 선발되었는지를 객관적 데이터와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기원은 심사위원 구성, 평가 기준, 점수표, 회의록 등 필수적인 검증 자료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모제의 성립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공모는 공모가 아니며, 비교가 없는 선발은 경쟁이라 할 수 없다.

최근 제기된 공개 질의는 문제의 본질을 더욱 분명히 한다. 

이는 단순히 공정성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절차 자체가 존재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다. 공모제의 최소 요건인 심사위원 구성, 평가표, 결과표,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무효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해당 자료가 존재한다면, 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 역시 설명되어야 한다.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정당성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독 추천’ 구조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다른 후보자와의 비교 자료가 없거나 탈락 사유가 문서화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공정 경쟁이 아닌 사전 내정 인사를 정당화하기 위한 절차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공모제는 특정인을 위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경쟁을 통한 최적 인재 선발 시스템이어야 한다.

문제는 절차뿐만 아니라 국기원의 대응 태도에도 있다. 공식 질의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기원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책임 회피이며, 이는 조직에 대한 불신을 더욱 심화시킨다. 설명하지 않는 권력은 신뢰를 잃고, 그 결과는 조직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연수부원장 직위는 단순한 보직이 아니라 태권도 교육과 국제 연수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다. 이 자리를 어떻게 선발하느냐는 곧 국기원의 미래와 직결된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국기원 개혁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모습은 개혁이라기보다 기존 관행에 공모라는 외형을 덧씌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 국기원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정성을 입증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을 통해 ‘무늬만 공모제’를 사실상 인정할 것인가. 점수 공개와 절차 공개는 조직을 공격하기 위한 요구가 아니라, 조직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기 증명이다.

태권도인들은 더 이상 형식적 절차에 납득하지 않는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 속에서, 설명 없는 선발과 검증 없는 공모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국기원이 세계 태권도의 중심 기관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결국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이번 선임이 최고 점수에 따른 정당한 결과였다면, 왜 이를 공개하지 않는가. 공개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국기원은 지금 개혁의 문턱이 아니라 신뢰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 해답은 오직 하나, 투명한 공개에 있다.

태권도활동가 박종범

<본 칼럼은 국제태권도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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