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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4/01  국제태권도신문
[박종범 칼럼]“유령 대회에 1억 5천만 원, 공공을 사유화한 자들은 누구인가?”

2026년 2월 25일,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 그 자리에서는 ‘제1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국제친선태권도대회’라는 이름의 사업이 소개됐다. 그러나 확인 결과, 그런 대회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 개최된 대회는 ‘제18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이며, 이 대회 관계자들조차 “국제친선태권도대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존재하지도 않는 대회를 근거로 편성된 예산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도의원의 사업,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 명의의 이용, 그리고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묵인된 구조
본 사건의 구조는 명확하다. 경기도의회 오준환 도의원은 경기도장애인체육회와의 공조 아래,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의 명의를 이용하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이를 통해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 명의의 사업비 계좌로 1억 5천만 원의 도비가 교부되었다. 그러나 이후의 집행 과정은 정상적인 사업 수행과는 거리가 멀다. 해당 예산은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가 직접 집행한 것이 아니라, 오준환 도의원이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 명의의 사업비 계좌에 연결된 직불카드를 수령하여 직접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점은, 해당 ‘제1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국제친선태권도대회’에 있어서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는 실질적인 주최자도, 운영 주체도 아니었으며, 대회의 실제 진행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 사안은 정상적인 사업 집행으로 볼 수 없다. 이는 ‘대회’라는 형식을 빌린 예산 집행에 불과하며, 공공재정의 목적과 절차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로 판단된다. 

명함 도용, 로고 무단 사용 — 공적 권위의 사유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준환 의원은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 명함을 무단으로 제작·사용하고 협회 로고를 도용하며 협회와 무관한 사업을 협회 명의로 홍보했다. 이는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의도된 사기 행각으로, 공공기관의 신뢰를 개인의 영향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한 명백한 불법행위다. 나아가, 이를 문제 삼는 협회에 “삥 뜯는 거냐”는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은 개인의 천박한 수준을 입증함과 동시에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조용히 집행하자” — 공범인가, 방관자인가
더 심각한 문제는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태도다. 체육회는 해당 사업이 도의원 개인 사업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경기도장애인태권도협회에 협조를 요청하며 ‘조용히 집행하자’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관리 미흡이 아니다. 공공기관 스스로 절차를 무력화하고, 문제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이후다.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진 뒤에도 감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오히려 관련자에 대한 회유 정황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쯤 되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관리 기관인가, 아니면 방조 기관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공범인가.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범죄’다
이 사건의 본질은 명확하다. 존재하지 않는 대회를 근거로 한 예산 편성, 타 기관 명의를 활용한 사업 수행, 공적 자금의 사실상 개인 집행, 사후 감사의 부재 및 은폐 정황, 이 네 가지가 결합되면 그것은 더 이상 행정 문제가 아니다. 사기, 횡령, 배임, 직무유기 등 형사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사’다
이 사안은 더 이상 내부 문제로 다룰 수 없다. 필요한 조치는 명확하다.
전면적인 감사 착수, 예산 흐름에 대한 계좌 추적, 명의 사용 및 권한 위임의 법적 검토, 관련자 전원에 대한 책임 규명,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자 처리가 필요하다. 이는 자체적 조사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수사기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공공을 사유화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공공 예산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공공기관은 누구의 도구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개인 재산처럼 사용했고, 누군가는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누가 이 돈을 썼는가. 그리고 누가 침묵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도민의 세금으로 다음 ‘유령 대회’가 또 준비될 것이다. 

태권도활동가 박종범

<본 칼럼은 국제태권도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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