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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통해 자신의 병을 극복하고 있는 정다훈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태권도시범단원 |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성 재발성 질환인 궤양성대장염을 앓고 있는 한 대학생이 태권도 시범활동을 통해 자신의 병을 이겨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정다훈(21, 남)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정다훈은 현재 우석대 태권도학과생으로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 태권도 시범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다훈이 궤양성대장염에 걸린 것은 3년 전인 고3 무렵이다. 태권도장에 다니며 태권도학과 진학을 꿈꾸고 있던 정다훈은 수시모집을 준비하던 때 자신이 이 궤양성대장염에 걸린 것을 알게 됐다.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태권도를 수련을 할 때는 갑작스레 복통이 찾아오고 이내 혈변이 동반됐다. 복통과 설사 등은 정다훈이 일반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잦았고, 병원에 가서도 현재 마땅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은 병이라 더 이상 병이 확대되지 않는 약물처방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부모님의 걱정도 많았다. 이러한 질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과연 좋아하는 태권도를 계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정다훈은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운동하는 것에 대해서요. 조금만 무리가 있으면 바로 복통이 찾아오고 정신이 멍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거든요. 그렇지만 운동은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태권도고 태권도만 생각하고 지금까지 온 것이라서요”라고 설명했다.
선수생활을 하지 않고 있지만 태권도학과생으로서 태권도 수련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를 더 악 물고 학과 실기, 이론 수업 등을 준비했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생으로서 1년에 한번 총장기 대회 때 선보이는 개회식 시범은 매우 중요하다. 정다훈도 일원으로 선배 및 동기, 후배들과 함께 이 시범 연습에 매진했다.
“몸 상태가 이렇다보니 중요한 파트는 맡을 수도 없었어요. 아무래도 시범 활동 중 저에 대한 비중이 줄게 됐구요. 그래도 모두 함께 준비를 하는 시범인 만큼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빠질 수도 없었죠. 올해 총장기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는 훈련 도중 몸이 너무 아파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어요. 내가 운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나라는 생각도 있었구요. 하지만 선배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는데 선배들이 이겨낼 수 있다는 격려와 함께 열심히 해보자는 응원을 보내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정다훈은 회상했다.
정다훈은 절실한 크리스찬이다. 자신의 꿈 역시 선교사가 되는 것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태권도선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태권도고 태권도를 하면서 선교활동도 하고 있어 저한테는 잘 맞는 것 같아요. 태권도 시범단이라는 것이 저 개인한테도 명예와 영광도 되지만 남한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 시범단에도 오디션을 본 거구요”
정다훈은 올해 2월 창단한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태권도시범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시범단원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파견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또 지난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는 중국 광동성 주해시와 홍콩, 마카오에 파견되어 시범활동을 펼쳤다.
“학교와 교회 활동이외에는 다른 곳에 시범단원으로 활동한 적은 없지만 계속 하면서 보니 시범단에 대한 매력에 빠져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동남아 시범의 경우 처음이라 부담감도 있었고, 시범을 보이면서 실수도 있어 너무 아쉬웠어요. 저에 대한 자책감도 생겼구요. 이번 중국 시범 역시도 아쉬움이 남아요. 실수도 있었고, 제가 생각할 때 제 기량을 100% 보여주지도 못한 것 같구요.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따르게 되는 것 같아요. 선배나 동기들 중 저보다 기량이 좋은 사람들의 시범을 보고 함께 연습하고 하면서 제 기량도 높일 수 있도록 할 꺼에요”
정다훈은 자신이 생각하는 태권도 시범의 매력에 대해 “시범은 개인이 아니라 팀이다”고 강조했다.
겨루기와 품새의 경우 개인전이 주를 이루는데 태권도 시범의 경우는 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협동심과 단결력이 우선이 된다는 의미다.
“제 기량이 조금 못미쳐도 다른 동료들이 받쳐주는 경우도 있고, 함께 연습하면서 선배나 동기, 후배들에게 배우는 것도 있어요. 개인적인 연습보다는 같은 팀, 단원들끼리 호흡을 맞추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 태권도 시범단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정다훈은 자신이 병을 극복하고 태권도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우선 우석대 최상진 학과장님과 박진수 코치, 이정아 코치와 정태전 관장님께 저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대 대해 감사드려요. 또 제가 시범단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서울시생활체육회 박창식 감독님과 임후상, 원수연 코치께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아니셨으면 아마 제가 지금 운동을 계속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말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