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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진(공인 8단,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코치,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상비군 전임지도자 등 역임) |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가입국 수는 206개 나라에 태권도인은 7천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태권도연맹 가입국 수를 따져보면 하계 올림픽 종목 가운데 여섯 번째로 많은 가입국 이라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이는 우리 태권도 대 선배님들이 1970~80년대에 불모지나 다름없는 해외로 진출해 태권도를 방방곡곡에 알리며 피와 땀을 흘려 시장을 개척해 얻은 결과라고 하는 사실에 대해 그 누구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대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거대 태권도 시장에 우리나라 브랜드의 용품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해외 지도자 또한 마찬가지로 과거 국내 지도자가 해외에 진출해서 태권도를 지도하던 시절도 이제는 옛 말이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국의 지도자를 키워 대표팀을 맡기는 등 태권도장 사범 또한 해외에 파견된 우리 사범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는 태권도 시장이 거대 시장이 되었다는 사실에는 공감을 하지만 그 내면에는 많은 문제점과 어려움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본 지면에서는 해외 파견 사범들을 다루는 지면이 아니고 태권도 용품 시장을 다루고 있기에 용품에 국한해서 거론하고자 한 점 독자들의 많은 이해를 바라고 싶다.
태권도 종주국이 한국인데 태권도복을 비롯한 태권도 용품 시장에 한국 브랜드가 없다니?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다. 유도와 가라테는 90% 이상이 종주국의 제품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태권도 시장은 국내 업체들의 대부분이 영세하고 열악하다 보니 기술 개발은 뒷전이고 값싼 질의 도복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며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선진국들의 제품을 모방하기에 바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는 스포츠 스타와 브랜드는 서로 공존한다고 생각하며 용품 시장은 스포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스타 선수가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 그 옷의 품질이 굉장히 좋아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 소비자 입장인 청소년이나 성인에 이르기 까지 어떤 유명 스타가 모 브랜드의 옷을 입거나 용품을 사용하고 있으면 그 브랜드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은 거액을 투자해 유명 스타 선수에게 자사 브랜드의 용품과 옷 등을 지원 하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다. 어쩌면 시장 논리로 볼 때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태권도 시장에는 국내 브랜드는 없고 외국의 유명 브랜드 기업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태권도를 처음 배우기 위해서는 입관 하자마자 가방과 호구 그리고 보호대 등의 용구를 일괄 구매 하도록 하면서 장비 시장이 커졌고 그러면서 신제품의 연구와 개발 열기도 확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턱 없이 모자라 보인다. 태권도를 배우는 성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유치원생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주 관원이 된 현실은 그저 취미의 하나로 생각할 정도로 무관심하고 장비라고 해봐야 고작 도복 한 벌 구입하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태권도 용품 시장이 살아나기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빼앗긴 시장의 만회도 어려워 보이는 이유이다.
엘리트 선수의 99퍼센트가 외국 브랜드를 입고 조금 적을 뿐 학교 팀 지도자는 물론 태권도장 지도자들 그리고 일반인들 또한 대부분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결국 한국 브랜드는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정은 공정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전자호구 등과 같은 고가의 장비도 그렇다. 이번 2015 러시아 세계태권도 선수권 대회에서 쓰인 매트와 전자호구 등 장비 대부분은 중국과 스페인 등 외국산이었다. 모 교수가 국내외 관련 논문과 잡지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태권도 용품 시장 규모는 현재 8천억 원대이고 이 가운데 이미 40%를 특정 외국 제품이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생산지 역시 중국이 75%를 독점하고 우리나라는 그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포츠 산업의 시작은 용품에서 시작된다고 보는데 한국 태권도는 이미 용품 자체에서 밀리면서 시설이나 서비스에서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한두 개 업체가 우리 고유의 한지로 도복을 만드는 등 돌파구를 찾고자 고군분투 하고 있기는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이지만 기회는 올 수 있다. 거대 태권도 용품 시장을 이끌었던 나이키사와 아디다스 용품 중 나이키사는 태권도 시장에서 한 발 뺐기 때문에 기회는 지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순수 브랜드로는 프로스펙스와 무토 그리고 마르시아 정도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녹록치 않다. 반전을 찾기 위해서는 국내 스타 선수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국내 브랜드를 입히고 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서 브랜드의 선호도와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방법이다. 시장은 작지만 국내에서 부터의 시작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영세하다보니 이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앞으로 기회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거대 태권도 시장에서 우리 국내 브랜드의 용품을 키우고 지키는 일은 국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막연히 우리 종주국 선수들이 입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싶어 하고 움직임 하나하나 따라 하는 타국 선수들이 있는 만큼 아직은 희망이 있어 보인다. 최소한 국제대회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글로벌 브랜드의 도복이나 트레이닝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라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권도는 우리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브랜드이고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거대 태권도 시장은 우리가 키웠기 때문에 적어도 한 두 개의 국내 브랜드의 태권도 용품 시장은 우리가 선점해야 우리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고유의 문화이자 자산인 태권도! 제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외국의 특정 회사에서 챙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