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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진(공인 8단,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코치,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상비군 전임지도자 등 역임) |
필자는 지난 10월에 2015 타오위안 농아인 아시아 대회 감독으로 합숙훈련을 하고 대만에서 개최되었던 대회까지 다녀왔었다. 영광스럽게도 이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사업인 지체(팔 절단) 국가대표팀을 맡아 이천 장애인 선수촌에서 강화훈련을 실시하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장애 구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자 한다. 장애 구분은 4가지로 지체, 시각, 청각, 지적으로 구분되는데 태권도 종목에서 국제대회가 개최되는 장애는 청각과 지제이다. 청각 선수들은 국내대회도 있고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도 있어 많은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단증을 소유하고 있던 지체 선수 분포를 보면 국내에 단 한 명 밖에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는 2020년 도쿄장애인올림픽에 태권도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였음을 발표 했다.
이번 결정으로 2020년 도쿄 장애인 올림픽에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 지체 선수들이 없다는 문제는 심각한 일이며 올림픽 종목까지 채택이 되었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그 심각성을 인식한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는 지난 11월 한 달간 신인선수 발굴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체 선수 찾기에 나섰다. 체육회에서 지원을 받아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에서는 지도자를 선발하여 신인 선수 발굴을 위해 전국을 다니며 찾아 나선 결과 대구, 전남, 전북, 서울, 경기도 등의 지역에서 5명의 지체(팔 절단) 선수들을 발굴해 냈다. 그래서 파트너 선수와 함께 이천 선수촌에서 2020년 올림픽 대비 강화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하며 첫 걸음마를 시작 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장애인(농아) 선수들을 지도해 본 경험은 많았었지만 지체 선수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훈련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이지만 전문 지식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팔이 없기 때문에 발을 차거나 겨루기를 할 때 중심을 잡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나름대로 지체 선수들의 어려움을 공부하고 준비하여 강화훈련에 임하게 되었다. 역시나 우리 선수들은 스텝을 뛰거나 발차는 동작에서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이 선수들은 일반인들의 시선을 의식해 그동안 생활 속에서 의수를 착용하고 다녔었기 때문에 의수를 착용할 때는 중심을 잡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태권도를 하기 위해서는 의수를 분리해야 해서 의수를 분리하고 적응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지체 선수들을 지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심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우리 선수들에게 첫째, 의수를 빼고 평상시 생활을 하고 적응 할 수 있도록 노력 하도록 했으며 둘째, 합리적인 훈련법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형성 테스트를 실시하는 일 이었다. 눈을 감고 한 쪽 발을 든 상태에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를 테스트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맨 바닥에서 오른발 들거나 왼발을 들고 기록을 측정했으며 두 번째는 10Cm 높이의 쿠션이 있는 매트에 올라서서 똑 같은 방법으로 수행하게 하여 데이터를 만들었다. 물론 그 대상은 지체 선수들과 파트너로 참여한 선수등록이 된 엘리트 선수들이 비교 대상이었다.
이들에게는 정상적인 훈련보다는 첫째, 체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둘째, 기본 스텝과 기본발차기를 어느 정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훈련 목표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역시 선수생활을 하거나 평소에 태권도를 수련하던 친구들이 아니어서 첫날부터 많은 부담을 갖고 훈련은 시작되었다. 심지어 선수촌에 왜 왔는지? 목표의식 또한 없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고 체질을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으며 국가대표라는 사명감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했는데 다행히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1주일 정도 지나자 선수들의 표정이 바뀌고 긍정적인 생각을 했으며 이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얼굴에 환한 표정에서 한 번 해보자고 하는 의욕이 생겼음을 필자는 느꼈다.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나 동영상을 찍는 등 열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어느새 파이팅을 외치며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등줄기에 흐르는 땀은 티셔츠를 젖게 만들고 있었기에 그 진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우리 지체 선수들도 한 번 해 보자는 의욕이 생겼으며 Team Korea라는 팀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번 훈련에 대해 소식을 접한 무예타이 종합격투기 동양 챔피언을 지낸 선수가 방문하여 본인도 도전해 보고자 하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참여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년 후에 치러지는 올림픽에 도전해 볼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이제 앞으로 4년 동안 남은 과제는 지체 선수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실현시키는 과제는 체육회와 협회 그리고 지도자들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더 많은 신인선수들의 발굴과 국내대회 개최 그리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우리 선수들의 저변을 넓히고 국제무대에서의 수준을 하루 빨리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지금까지는 국제 대회 경험이 전혀 없어 어느 누구도 지체 선수들의 수준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타 국가 선수들의 수준과 우리 선수들의 수준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를 하루 빨리 분석해 데이터가 나와야 할 것이다.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 선수들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을 발견했지만 한편으로는 얇은 선수층이 문제라는 숙제 또한 남겼다. 그래도 그들이 있었기에 희망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