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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지도자 50여명이 서울시체육회 입구에서 최근 몇몇 의혹이 불거진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지난 6월 관리단체로 지정된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와 관련한 잡음이 현재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1월 21일 오전 10시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회(위원장 정재규)가 있는 서울시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서울특별시체육회 입구에는 약 50여명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서울시체육회는 정재규 관리위원장 선임배경 의혹 밝혀라!’, ‘부정승단심사 자행한 정재규 관리위원장 즉각 해임하라!’, ‘서울시체육회는 자격미달 관리위원장 정재규 즉각 해임하라!’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약 1시간동안 서울시체육회 입구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 16일 경향신문은 정재규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장을 겨냥해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라인으로 보도했다.
정 위원장은 한양대 출신으로 김 전 차관과는 뉴멕시코대학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 역시 한양대 출신으로 김 전 차관의 인사개입으로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경향신문은 해당 보도에서 정 위원장이 직원들을 한양대 출신인 점을 강조하며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과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의 인맥을 과시한 녹취 내용을 예로 들었다.
이날 서울시체육회 입구에 모인 지도자들은 이러한 보도를 접하고 체육계 전횡을 일삼은 김 전 차관의 라인으로 분류된 정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 위원장은 김 전 차관과의 관계 이외에 부정승단심사 의혹이 제기되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바르게태권도시민연대 소속 조 모씨는 지난달 정 위원장을 부정승단심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협회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2012년 말 자신이 강의를 하던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심사감독관으로 파견되어 심사를 집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사를 보지 않은 일부 학생이 심사에 응심한 것처럼 꾸며 허위로 심사를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체육계 전횡을 일삼아 현재 구속수감된 김 전 차관과의 관계와 부정승단심사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정 위원장은 “항간에 본인에 대한 음해성 유어비어가 나도는 등 마타도어가 난무해 당사자로서 해명을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며 소위원회 소속 신성환 위원을 통해SNS 등을 통해 해명자료를 내어놓았다.
정 위원장의 자신은 김 전 차관과 뉴멕시코주립대학 동문수학한 사이지만 한 학기 이외에는 함께 학교를 다니지 않았으며, 조 사무총장의 경우 대학 졸업 후 인사를 하고 지내는 선후배 관계일 뿐 관리단체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어떠한 관계도 맺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신의 관리단체위원장 임명은 김 전 차관과 조 사무총장과 상관없이 서울시체육회 정창수 사무처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임명됐음을 주장했다.
현재 고발된 사건인 부정승단심사 의혹에 대해서는 한국체대에서 2012년 12월 4-5단 심사 감독관으로 파견되어 집행을 한 것은 맞지만 자신의 잘못이 아닌 서울시협회에서 심사자격 등을 문제 삼아 당시 심사인원에 대한 추천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자신에게 허위로 심사를 본 것처럼 꾸미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정 위원장은 부정승단심사 고발 건과 관련해 이유를 막론하고 자신의 무지에서 발생한 일임을 인정했다. 또 자신과 관련해 각종 의혹에 대해 서울시협회 전 집행부에서 자신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관리단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을 것임을 피력했다.
정 위원장이 자신과 관련한 의혹 및 고발 건에 대해 세세하게 해명은 했지만, 여론은 쉽게 잠잠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을 공분케 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체육계 전횡을 일삼은 김 전 차관과 정 위원장 본인이 통한다는 취지의 녹취내용은 사실상 김 전 차관이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태권도협회까지 인사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관리단체위원장의 김종 라인 녹취록 파문과 부정승단심사 검찰 고발과 관련해 25개구태권도협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관리위원회가 전직 구협회 임원들을 모아 구협회 감사를 위해 특별감사팀을 꾸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협회의 단체행동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감사팀을 꾸린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어떤 구협회를 감사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민원이 들어온 지역을 대상으로 감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 구협회 회장은 “구체육회 산하단체인 구태권도협회를 어떠한 근거와 명분으로 감사하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위원장 본인이 자신의 장기집권과 조직사유화를 위해 구협회를 감사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서울시협회의 위원장 사태는 결과적으로 관리단체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명분인 도덕성과 공정성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관리단체위원회의 명분을 잃은 것.
서울시체육회는 이번 관리단체위원장의 검찰 고발 건과 김종 라인 의혹을 받고 있는 관리단체위원장의 퇴진 촉구 시위와 관련해 위원장의 거취 여부를 논의하기는 이르다 판단이다. 대신 구협회의 임원 인준 상황을 파악해 회장 선거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고 각종 체육계 전횡을 일삼어 구속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의 관계가 계속 부각되면 체육회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는 의미다.
갈 때까지 간 서울시협회, 과연 정상화는 언제쯤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