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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오는 31일 열릴 정기이사회에서 최종 일단락 될 전망이다. |
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김주훈, 원장 강원식)이 공석인 연수원장 자리에 오현득 상임감사를 내정했다는 말을 두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논란은 23일 강원식 원장이 연수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규석, 이승국 이사와 만남을 갖고 이들에게 오현득 상임감사를 연수원장으로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국기원 연수원장 자리는 지난 2월 송봉섭 前 연수원장의 퇴임이후 한달째 공석으로 있는 상태로 지난 한달간 이 자리를 둘러싸고 국기원 내부와 태권도계에서는 자천타천으로 이규석, 이규형, 이승국, 오현득, 노순명 등의 이사들이 후보자라는 소문이 돌았고 최근까지 강 원장이 이들 중 집행부의 안정을 위해 어떠한 인사를 선임하는가를 고심하고 있다는 세부적인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3일 강 원장과 이규석, 이승국 이사의 만남에서 나왔다는 오현득 상임감사 연수원장 내정설은 국기원 내외를 살펴본 결과 사실로 들어났다.
국기원 한 관계자는 오 감사의 연수원장 내정설에 대해 “인사이동 이후 저비용 고효율에 대한 비판이 많다보니 상근직 임원에게 들어가는 경상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의미로 오 감사를 연수원장으로 선임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오 감사의 과거 행적(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 특별경호대장)을 따져 청와대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입 여부를 묻는 것은 옳지 않다. 일단 이사회에서 오 감사를 다시 이사로 선임해주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국기원 연수원장은 국기원 이사 중 원장이 추천하고 이사장이 임명하는 상근임원으로 이사회에서 보고사항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오 감사의 연수원장 선임에는 이전에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사안이 있다.
최우선 사안은 오 감사가 오는 31일 열릴 이사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어야 한다. 현재 국기원의 재적이사는 당연직으로 되어 있는 대륙 5개 연맹 회장, 세계태권도연맹/대한태권도협회 사무총장 7명을 제외하고 한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로 이사회에서 오 감사의 이사 선임 건이 가결처리 된다면 오 감사의 연수원장 선임은 따논당상이다.
하지만 현재 국기원 이사회 분위기상 오 감사의 이사 선임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강 원장과 면담을 갖은 이규석, 이승국 이사를 비롯해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이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사는 “상임감사직을 신설했을 때에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다”면서 “특정인을 상임감사로 선임하기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정관을 개정하더니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오 감사를 이사로 선임하고 연수원장으로 선임하려 한다는 것을 어떤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들어냈다.
또 다른 이사 역시 비난의 수위를 높이며 “상임감사직을 두면서 이사장과 원장은 행정서비스 강화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과역 상임감사가 국기원에서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 차라리 그 자리에서 제 역할이나 똑바로 하는 것이 낫지 저비용 고효율이란 명분을 들어 연수원장으로 선임하려 하는 것은 이사장과 원장이 이사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집행부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일부 이사들도 있다. 이러한 의사를 밝힌 한 이사는 “상근임원의 선임은 이사장과 원장의 고유권한이다. 이를 두고 미리부터 이사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이사로서 직분에 충실히 이사회에서 오 감사의 이사 선임 건이 안건으로 나온다면 이에 대해 상호간 의견을 교류하고 논의해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가부결 결과는 집행부에서 받아들일 몫이다”며 “오 감사는 군 장교 출신으로 태권도를 직접 수련하고 가르쳐도 봤고 또 군 생활부터 가지고 있는 태권도에 대한 애정도 깊다. 국기원 연수원장에 대한 정통성을 운운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기원 연수원이 교육기관이라고 해서 무조건 9단 이상자가 해야 한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태권도계가 아닌 다른 단체에서 다양한 경험이 있는 오 감사 같은 인사가 자리를 맡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