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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대 경제특구 중 하나인 하문시에서 10개 체육관을 운영중인 강홍한(Kang Hong Han, 姜宏翰, 33) 관장 |
중국의 4대 경제특구 중 하나인 하문시(厦门市)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정원) 태권도 전파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젊은 관장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강홍한(Kang Hong Han, 姜宏翰, 33) 관장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강 관장은 200만 인구의 하문시에 30개 태권도장 중 10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흑룡강성 연변시 출신인 강 관장은 19세에 처음 태권도에 입문했다.
1998년도에 중국 무장경찰부대에 근무하면서 중국 무술과 함께 현지 군인들을 지도하는 태권도 사범에게 처음 태권도라는 무예를 배우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무장경찰부대의 지도 사범들은 한국의 태권도가 아닌 북한의 태권도 즉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장웅)에서 파견나온 사범들로서 강 관장은 우리의 품새, 겨루기가 아닌 ITF의 틀과 맞서기를 ‘태권도’로 생각하고 배웠다.
강 관장은 2년간의 무장경찰부대에 근무를 마치고 중국 연변대학 체육학과에서 태권도를 다시 배우게 된다. 당시 연변대학에서는 ITF 태권도가 아닌 WTF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었다.
강 관장은 “처음에는 태권도가 다 똑같은 태권도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연변에서 태권도를 배웠을때 처음으로 올림픽 스포츠 태권도는 내가 처음 배운 ITF의 태권도가 아니라 WTF의 태권도라는 것을 알고 WTF 태권도를 다시 배우게 됐습니다”고 설명했다.
강 관장은 이곳에서 한국에서 온 지도사범에게 태권도를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가 WTF 태권도라는 것을 안 직후부터 그의 마음속에는 대한민국의 태권도가 나의 꿈이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었다.
연변대학에서 태권도 전문강의를 1년간 배운 후 강 관장은 자신이 배운 태권도를 중국인들에게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2001년 연변시에 태권도장을 차리게 된다.
강 관장은 “태권도를 배우면서 태권도 5대 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정신을 잊지 않고 살아 갈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태권도를 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바로 태권도 정신입니다”면서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의 태권도 5대 정신이야 말로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태권도장을 차리게 됐습니다”고 설명했다.
강 관장은 처음 태권도장을 차리면서 1995년도 중국 전국태권도대회 금메달리스트를 사범으로 초빙해 태권도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 태권도를 배운 자신도 태권도를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태권도를 실질적으로 가르치고 보급할 인재가 필요하다는 발상에서 중국 챔피언 출신은 사범으로 초빙한 것.
강 관장은 연변에서 1년정도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중국 북부 지역이 아닌 중국내 태권도 보급이 전무한 실정인 남부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2000년 초반 중국 북부 지역에는 태권도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시절로 강 관장은 보다 태권도 정신을 더욱 잘 알리고 태권도 보급과 전파가 아직 미치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싶어 고향을 떠나 남부지역으로의 이주를 결정했다.
강 관장은 자신이 태권도를 전파할 최적의 장소로 하문시를 선택했고, 2002년 오로지 태권도 보급에 관한 꿈만을 앉고 하문에 정착했다.
하문에 정착한 강 관장은 당시 몇 개 되지 않는 태권도장의 사범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이곳에서 약 3년의 사범생활은 지금 10개관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강 관장은 2005년 자신의 이름을 건 태권도장이 이곳에 꼭 필요하다고 느끼고 ‘홍한태권도장(www.tkdhh.com)’을 개관한다. 2005년 첫 개관 이래 현재 강 관장의 홍한태권도는 하문시 30개 태권도장 중 10개관을 차지하고 있다.
첫 개관을 시작으로 7년만에 10개 체육관과 20명의 사범을 두고 있는 하문시 최고의 태권도 관장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홍한태권도장이 지금의 규모에 달하게 된 것은 강 관장의 굳은 의지 덕분이다.
강 관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면서 “현재 중국은 1가정 1자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부모들이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맞추어 생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작 관심은 많지만 1자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예의와 효도 등을 가르치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학교에서도 이를 배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부모들은 태권도를 정신수양과 신체건장을 위한 최고의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태권도에 매력을 느끼고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5대 정신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이 중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저에게는 예의와 염치, 인내가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 또한 저의 이러한 지도방식을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태권도장으로 보내고 있습니다”고 현지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설명했다.
태권도를 향한 배움의 열기가 뜨겁자 강 관장은 중국내 사범들만으로는 태권도 수련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종주국 태권도를 배우고 익히게 하기위해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출신인 김희창 사범(35, 국기원 공인 6단)을 초빙해 현재 20명의 사범들을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강 관장은 자신의 꿈인 중국내 태권도 보급을 하문시로 국한할 수 없다는 판단에 200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홍한 중한국 전국태권도대회(宏翰 中韓國 全國跆拳道大會)’를 개최하고 있다.
강 관장은 “하문내 태권도 수련인을 떠나 중국내 모든 태권도 수련인들이 종주국인 한국의 태권도인들과 함께 기량을 겨루고 태권도를 통해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명칭을 중한국으로 정해서 지금까지 5년째 치르고 있습니다. 첫 대회의 경우 한국에서 수련인들과 지도자들을 포함해 약 100여명이 대회에 참가해 중국 태권도 지도자들과 수련생들에게 뜻 깊은 시간으로 남았습니다”고 대회 개최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강 관장의 꿈은 중국 전역에 태권도가 보급되는 것이다. 무도로서 스포츠로서의 보급과 더불어 태권도 정신의 보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대회에는 하문시뿐만 아니라 하남성, 절강성, 상해시, 흑룡강, 강소성, 복건성 등의 태권도 지도자들과 수련인들이 참가해 전국대회로서의 명맥을 탄탄히 잡아가고 있는 상태다.
강 관장은 “내년 대회에는 중국내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종주국의 태권도 지도자들과 수련생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고려해 중국과 한국이 태권도로 교류하고 함께 태권도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대회로 만들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들어냈다.
또 “하문시를 비롯해 중국의 경우 현재 국기원 승(품)단 체계가 한국처럼 잡혀있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3년을 수련해야 국기원 승(품)단을 취득할 자격이 주어지는데 다른 국가와 같이 자체적으로 심사를 치를 수도 없는 실정이라 이곳에서만 1년에 2만명 이상되는 승(품)단 취득인원이 발생하는데 직접 국기원에 가서 특별심사를 볼 수 있는 사정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만 해결되고 중국도 한국처럼 아니면 타 국가처럼 승(품)단을 취득할 기회가 제공된다면 정말 많은 중국 태권도 수련인들이 태권도 보급을 위해 나서고 또 태권도가 세계적인 무도이자 스포츠로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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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한 관장은 태권도의 5대 정신을 강조하며 수련생들에게 태권도의 기본인 주먹지르기와 발차기, 품새 등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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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한 관장이 운영중인 홍한태권도장은 현재 10개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도장 중앙에는 오성홍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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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한 관장은 홍한태권도장 10개관 인테리어에 꼭 한글로 태권도 정신 및 관련 문구를 새겨넣어 수련생들에게 태권도의 종주국은 한국임을 일깨우고 있다. |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