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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태권도협회 대회운영위원회 경기임원장인 윤종욱 경기부회장(좌)과 오일남 상근이사(좌)가 제13회 제주평화기 전국태권도대회 첫 날 경기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 회장 최창신)가 안팎으로 분란이 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행정난맥상이 노출되면서 경기단체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으며, 대회운영위원회 임명을 두고는 인사권자인 회장의 독선과 전횡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월 24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도 KTA의 난맥상은 그대로 노출됐다.
보직 임원인 김경덕 상임부회장과 윤종욱 경기부회장이 불참한데 이어 참석한 나동식 행정부회장마저 최 회장에게 공개석상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내 마련된 임원석이 아닌 방청석에 앉으면서 내부 분란 조짐이 일고 있다.
나 부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지난 1년간 최 회장의 협회 운영방식을 꼬집어 보직임원들과 협의와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 점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KTA는 지난 16일 결산이사회에서 제규정 개정을 통해 경기관련 위원회를 해산하고 대회운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상근임원 또는 경기담당부회장을 경기임원장으로 겨루기와 품새 부문으로 경기부임원장을 구분하고 각 부문에 경기, 기록, 심판, 질서, 영상판독(겨루기)위원회가 하부조직으로 배치되는 조직구성이다.
과거 기술전문위원회와 명칭이 변경된 것 이외에 큰 차이는 없다.
2016년 11월 취임한 최창신 회장은 새 집행부를 꾸리면서 과거 전무이사와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의 제왕적 권한을 우려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경기관련 위원회의 독립성을 천명한 바 있지만 1년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것.
대회운영위원회 명단이 발표되자 이를 받은 대의원을 대다수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모 대의원은 “이건 모 자기 협회를 자기 개인 조직화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라면서 “불신임을 당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반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올해 대회임원장을 윤종욱 경기부회장과 오일남 상근이사가 맡도록 한 가운데 겨루기 경기본부장에 박종명 전 KTA 기술전문위원회 부의장, 품새 경기본부장에 이종관 전 KTA 심판위원장을 임명했다.
또 겨루기 경기위원장에는 김경일, 기록위원장에는 신종현, 질서대책위원장은 유수철, 영상판독위원장은 백성조를, 품새 경기위원장에 최종식, 기록위원장에 최승옥, 질서대책위원장에 노현래를 각각 임명했다. 심판위원장의 경우 얼마 전 상임심판원을 대상으로 선거를 통해 천우필 겨루기 심판위원장과 전철기 품새 심판위원장이 선출됐다.
다수의 대의원들로부터 반발기류가 발생한 원인은 대회운영위원회 대부분의 인원이 최 회장의 측근으로 ‘비선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 모 부회장과 김 모 전 질서대책위원장의 인맥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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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태권도협회 대회운영위원회 명단 |
특정지역과 특정인사의 인맥으로 채워져 사실상 최 회장의 근위대 성격을 갖췄기 때문.
그동안 KTA는 기술전문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지역안배를 목적으로 인원을 배정해왔다. 특정지역과 특정인사의 인맥으로 경기관련 조직이 구성될 경우 대의원들의 반발은 물론 집행부 불신임까지 위기가 발생했던 사례가 다수 있어 정무적 판단으로 구성했던 것.
1월 25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평화기 전국태권도대회에서는 대회운영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특정지역, 특정인사 인맥 구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27일 개회식을 앞두고 속속들이 도착한 지역협회 임원들은 경기장을 둘러본 뒤 삼삼오오 모여 불심임 논의에 한창이다.
한 지역협회 임원은 “KTA에 김순실, 최순실 두명의 순실이 있다고 하더니 이제 보니까 틀린 말이 아니다”라면서 “(최 회장이)이런식으로 운영하면 한번 해보자는 거 아니냐? 1년이 지났으니까 불신임도 가능하다 대의원들을 물로 보는 것도 아니고...”라고 힐난했다.
KTA 임원 조차 “이번 인사는 회장과 같은 집행부인 우리 임원을 무시하는 결과이며, 지난 1년간 얼마나 임원들을 무시한 결과 있지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라면서 “대의원들이 불신임하기 전에 이사회에서 불심임 얘기가 나올 것이다. 톡톡히 망신달할 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장에서 대회운영위원회를 관리, 감독 중이 오일남 상근이사는 대회운영위 구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나한테 물어보지 마라. 할 말이 없다. 노코멘트”라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 크게 대응하지 않으려는 제스쳐를 보였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