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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부회장이자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부총재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기 칼럼리스트 |
장기간 파행 끝에 새로운 국기원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쉽을 구축하는 선거에 명망있는 태권도 중진 3명이 맞붙는다. 국기원 개원이래 국기원장 선거가 최초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진행된다.
그만큼 중립성,공정성, 클린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세계태권도본부 격인 국기원장 도전에 최영열 전 경희대 체육대학장, 김현성 전 국기원 연수원장, 오노균 전 대전광역시태권도협회장 등 3명(기호순)이 입후보했다.
노련한 연륜성, 풍부한 경험성, 개혁적인 참신성의 대결이다.
누가 선출 되더라도 그야말로 어려운 상황 속에 해야할 일들이 너무 산적하다.
그야말로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 ‘임중도원(任重道遠)’상황이다. 짐은 너무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좋은 전통은 유지하고 과거의 폐단은 과감하게 도려내면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외 태권도계와 태권도계 외부 목소리 등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면서도 모두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종주국의 위상 확보, 태권도의 경쟁력 확보 및 올림픽 종목 유지를 위하여 협업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국기원장 선거인단이 향후 국기원의 바람직한 리더쉽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기준과 비중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국기원장은 국내 협력단체인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으로 대변되는 국내 협력단체는 물론 세계태권도연맹과의 공조도 매우 중요하기에 무엇보다 열린 리더쉽과 글로벌마인드가 요구된다.
경험과 연륜을 중시할지, 학연을 중시하는 순혈주의 풍토가 태권도계에 그대로 적용될지, 새로운 각도에서 참신하게 일할 수 있는 수장을 선택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향후 국기원 운용에 대해 대략 5개의 중요한 정책 방향을 잘 수행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먼저 균형감 있는 조직운용, 국기원이 추구하고 있는 정책방향의 올바른 설정, 포용적 리더쉽과 개혁적인 바탕위에 차별을 타파하는 공정성, 변화하는 환경에 시의적절하게 대처하는 글로벌마인드, 창의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과제 설정이다.
아울러 후보 개인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선발 포인트는 3C(clean, communication, capacity)다.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은 바로 다름아닌 도덕성 문제로, 본인이 클린(Clean)해야 조직을 깔끔하게 운용할 수 있는 법이다.
국기원이 세계태권도 본부라는 측면과 태권도 정신의 본산지라는 점에서 과거 도덕성이 결여된 후보에게 새로운 리더쉽을 맡겨 놓을 수는 없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도 맑다" 라는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세계태권도본부의 수장은 무도 고(高)단수로 정신적인 우상이자 상징적인 무예인이라는 점이다.
두번째 기준은 상하좌우는 물론 태권도계 국내외를 통틀어 중심을 잡고 물흐르듯이 이끌고 갈 수 있는 소통능력 이른바 포용적인 리더쉽이다.
열린 마음을 누가 갖고 포용적인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다. 지금까지 국기원이라는 성(城)과 성 밖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고 이분법적인 사고가 팽배해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성(城)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는 징기스칸의 명언은 그가 무엇을 꿈꿨는지를 말해준다.
칭기즈칸은 낮에는 치열하게 전투하되 밤에는 불교, 유교, 몽골 샤먼, 기독교인,티베트 점술가들을 끊임 없이 불러서 함께 대화했다. 싸움질만 잘하는 단순한 유목민 추장에서 13세기 세계대제국을 건설한 지도자가 된 비결은 종교적 관용과 격의없는 소통 덕분이었다.
특히 작금의 국기원의 업무영역은 다른 사회적 기능과 구분되어 '운동하는 그들만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구태적인 환경을 벗어나 사회적.문화적.산업적 지식과 판단에 근거해 조직을 운용해야하는 기로에 있다. 결국 담을 쌓으려는 리더쉽은 국기원 발전에 있어서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본래 후보가 갖고 있는 능력과 자질이다.
이른바 경제적인 국기원 관리능력, 창의적인 업무 구상능력외에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은 봉사헌신 자세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목(牧)이 민(民)을 위해 있는가, 민(民)이 목(牧)을 위해 태어났는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국기원 수장(首長)은 문체부와 긴밀한 협력체제 하에 국내외 태권도 인사들을 위해 군림하기 보다 봉사헌신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천직(天職)이다.
우리는 선거혁명을 통해 소리 없이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의 방향이 변화되는 일을 많이 보아왔다.
분명한 것은 소중한 한표가 국기원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상황이다. 마치 물줄기가 갈리는 상류에서는 삽 한 자루(票)로도 막을 수 있는 상황을, 하류에서는 엄청난 댓가(退行)를 치루어도 못 막는 경우가 많다.
곧 며칠 후면 국기원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가 다가 오고 있다. 이런 판단이 맞는다면 누가 국기원의 현재와 미래를 잘 읽어(Read), 국기원을 잘 이끌어(Lead) 갈 분인지.
국기원장 선거인단은 온정과 인연을 떨쳐 버리고 양심(良心)과 사명감을 갖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