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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대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장으로 선출된 양회종 광진구생활체육회장(좌)이 선거직후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박창식 이사(우)와 기념촬영을 하며, 발전된 생활체육회를 만들 것을 약속하고 있다. |
지난해 일부 간부 직원들의 횡령 등의 문제로 인해 비리단체로 지적받아온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가 광진구생활체육회 양회종 회장을 제10대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장으로 선출하고 개혁과 변화를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생활체육회는 2월 29일 오전 11시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JS강남웨딩문화원 3층 연회장에서 ‘2012년도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전임 회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신임회장 선출의 건을 함께 결정하는 결산총회의 개념으로 재적 대의원 43명 전원이 참석해 성원됐다.
생활체육회의 회장 후보는 총 3명으로 1번 고부영(서울시테니스연합회장), 2번 박창식(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이사), 3번 양회종(광진구생활체육회장) 후보가 지난 24일 최종 등록을 마치며 공식 후보로 출마했다.
이날 선거에 앞선 총회에서는 지난해 체육회의 비리 사건과 관련해 대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마포구, 관악구, 은평구, 영등포구, 중랑구, 강북구, 줄넘기, 태권도 대의원 등은 횡령 사건을 지적하며, “감사보고가 정작 대의원들이 알고 싶은 부분은 빠져있고 형식적으로 제출되어 있다. 지난해 비리로 인해 많은 문제점을 들어냈는데 해당 비리 문제에 대해 대의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감사 내용을 세부적으로 만들어 첨부했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번 감사보고는 형식적으로만 되어 있다. 대의원들이 도대체 어떻게 횡령이 이루어졌고, 또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됐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러한 것들은 전혀 나와 있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집행부를 비토 했다.
임기를 만료를 앞두고 전임 집행부가 모호하게 마무리를 지려고 한 것이 도마에 오른 것.
이날 일부 대의원들은 ‘2012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과도 관련해 “비리로 얼룩진 전임 집행부가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 자리에서 회장을 새로 선출하는 만큼 새로운 회장과 신임 집행부에게 사업 및 예산 계획을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생활체육회는 내부 규정을 운운하며 규정을 준수할 해야 함을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결국 일부 대의원들의 개혁과 변화를 위한 의견은 집행부와 일부 기득권층 대의원들에 의해 묵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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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JS강남웨딩문화원에서 열린 '2012년도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 정기총회'에는 재적대의원 43명 전원이 참석했다. |
회장 선거를 앞두고도 개혁을 촉구하는 대의원들과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보수층 대의원들의 의견이 맞물리면서 의견대립이 지속되기도 했다.
사무처는 규정을 준수하자는 입장을 내비치며, 회장 선거 시 임시의장을 선관위원장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대의원들이 통상적으로 회장 선거는 임시의장이 맡아 선거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의견충돌이 발생한 것.
결국 생활체육회는 오후 12시 20분경 1시간의 정회를 거쳐 선관위원장이 임시의장을 맡아 선거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했고, 1시 30분경 회장 선거가 시작됐다.
생활체육회의 회장 선거는 3명이 입후보 한 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표에서 다득표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이날 1차 투표에서는 1번 고부영 후보 18표, 2번 박창식 후보 9표, 3번 양회종 후보 16표를 획득해 2차 투표를 통해 신임회장을 선출하는 박빙의 양상을 띄게됐다.
검도, 축구, 영등포구, 양천구 등이 지지하는 고부영 후보와 농구, 광진구, 서대문구, 노원구, 종로구 등이 지지하는 양회종 후보의 2파전으로 2차 투표가 치러지게 된 것.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드는 2번 박창식 후보였다. 박 후보의 지지의사에 따라 회장의 당락이 결정되게 된 것.
이날 박 후보는 2차 투표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저를 위해 지지해준 대의원 여러분께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생활체육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선거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 개혁과 변화를 위해서 나머지 후보들도 다 같은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안다. 3번 양회종 후보를 지지하면서 선거를 위한 행보를 이제 마치도록 하겠다. 대의원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신상발언 직후 2차 투표가 실시됐고, 결국 박 후보가 지지한 양회종 후보는 1차 투표에서 1번 고부영 후보에게 2표차로 뒤졌지만 박 후보의 지지로 24표를 얻으며, 열세였던 선거판세를 뒤집고 55%의 득표율로 신임회장에 당선됐다.
제10대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장에 오른 양회종씨는 건축설계사로 국민생활체육 서울시등산연합회 감사, 서울시생활체육회 이사, 광진구생활체육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시장상 및 국민생활체육회장 표창, 광진구민표창을 받는 등 생활체육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사다.
이날 양 신임회장은 당선인 소감을 통해 “변화와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회장이 되겠다”면서 “보다 더 진일보하고 건강한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회장 선거 직후 일부 대의원들은 “박창식 후보가 굳은 결심을 하며 양 신임회장을 지지해준 덕분에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회장에 선출될 수 있었다”면서 “3인의 후보가 출마하며 선거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마지막에는 박 후보가 경쟁이 아닌 함께 단합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생활체육회의 발전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1990년 창립한 서울시생활체육회는 25개 구생활체육회와 52개 종목별 연합회를 두고 있으며, 약 400만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로 1년 예산은 100억원을 넘는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