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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우)가 김일출 사무차장(좌)와 함께 장애인태권도선수가 보낸 자수를 보이며, 재임중 가장 귀하고 값진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KTAD, 회장 장용갑)의 2018년 국가대표 선수단이 국제체육기구로서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가맹단체로 2020 도쿄패럴림픽에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도입시킨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 서울본부를 예방했다.
3월 14일 오후 4시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에 위치한 WT 서울본부를 찾은 KTAD 국가대표 선수단을 위해 WT는 사무국 입구에 마련된 대형 모니터에 환영인사를 담아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나타냈다.
이날 KTAD는 장용갑 회장과 박성철 실무부회장, 이환선 기술고문을 비롯한 국가대표 지도자 선수 30여명이 방문했으며, WT는 조정원 총재와 김일출 사무차장이 나서 늦게나마 장애인태권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종주국 장애인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 총재는 “세계적으로 장애인선수들 중에는 태권도를 통해 장애를 딛고 이겨낸 사람들이 많이 있다. 상대적으로 선진국인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장애인체육이 많이 발전되어 있고, 장애인태권도도 활성화 되어 2020 도쿄패럴림픽의 준비를 잘 하고 있는데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한국의 경우 최근 선수 발굴과 육성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과연 태권도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2020 도쿄패럴림픽에 한명이나 출전할 수 있을까, 대륙선발전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할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말 열심히 노력하셔야 한다. 앞으로 패럴림픽까지 2년이 남았다. 지금보다 힘을 더 기울이고 노력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10년을 WT 총재로 재임했는데, 현재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값지고 귀하게 생각하는 선물이 하나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에 비키라는 여자 선수가 준 선물이다. 한쪽 팔의 장애가 있는 선수인데 직접 자수를 해서 선물로 줬다.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만들어 주어서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이 선수는 태권도를 통해 장애를 딛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이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세계대회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정말 진심으로 했다. 그러면서 이 자수를 줬는데 내가 보관하려다 보니 이렇게 액자에 담아 항상 보고 있는데 뒷면에는 장애인태권도대회를 만들어서 감사하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얼마나 감동인지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귀하고 값지게 생각하는 선물”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총재님께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계셨고, 태권도를 패럴림픽에 넣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신 점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 그 점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비장애인태권도와 장애인태권도를 주관하는 단체가 대한민국태권도협회와 우리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로 나눠져 있다. 이 뿌리 역시 국가올림픽위원회와 국가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나뉘어 있어 각자 독립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WT의 정관은 1개 국가의 1개의 회원국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한민국태권도협회가 회원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보니 우리 장애인태권도는 전혀 그 권한과 지위를 갖지 못한다. 한 예로 우리가 WT에서 주최하는 장애인국제대회에 국가대표 선수를 참가시키려면 대한민국태권도협회를 통해 승인을 받고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재정적으로 환경적으로 열악한데 지원을 받고 싶어도 WT의 회원국이 아니라 지원도 직접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조 총재는 “이 문제는 개인이 답할 문제는 아니지만, 단순히 한 국가가 아닌 현재 여러 국가의 상황이 한국처럼 두 개의 단체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면 고려해 볼 상황이라고는 생각한다. 충분히 회원국들의 환경을 파악해 그러한 환경적 요인이 있다면, 4월에 있는 집행위원회와 총회 등을 통해 심도있게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또 “지원의 경우 우리가 부영으로부터 지원받는 후원금 대부분을 장애인태권도에 사용한다. 특정 국가만을 지원하는 기금이 아니기에 지원에 있어서는 세계 각국 지원자격을 갖춘 국가와 선수들에게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태권도 경기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마련도 이날 면담을 통해 다뤄졌다.
KTAD 국가대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는 임영진 총감독은 “몇 년 동안 국가대표 선수단을 맡으면서 국제대회에 참가하다보면 등급분류에 있어서 조금 더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권도는 지체장애 중 상지장애, 즉 팔의 절단 또는 마비에 대해 등급을 부여하고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44의 경우 한 선수는 팔꿈치 아래가 절단이고 어떤 선수는 팔이 마비인데 근본적으로 팔이 있는 선수와 없는 선수가 같은 등급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장애인 담당자와 얘기를 해보면 아직 등급분류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그렇다고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인데 장애인들에게 태권도에 대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 부분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한쪽 팔이 마비라고 등급을 받아 대회에 나오는 선수가 있는데 버젓이 마비가 있다는 부위를 사용해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내고 한다. 이러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조 총재는 “구두로 하는 것은 제대로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무책임하게 다룰 수 있으니, 그러한 문제가 있다면 문서로 서면으로 증거를 첨부해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열린 제7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조정원 총재는 2020 도쿄패럴림픽이 불과 3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올림픽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격년제로 진행되는 세계대회를 매해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WT에 올해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유치를 신청한 국가 또는 도시는 단 한곳도 없다.
조 총재는 “WT에서는 격년제인 세계대회를 매년 진행하고 싶지만, 세계 각국 도시들에서 재정부담을 이유로 유치를 하지 않으려 한다. 재정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아직 세계대회가 정해진 것이 없다. 대신 대륙별 선수권대회가 있어 이를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총재는 면담이후 일일이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장애인태권도의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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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서울 본부를 예방한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선수단에게 조정원 총재가 선진국들의 장애인태권도 발전 방안과 2020 도쿄패럴림픽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