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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정예수 교수 |
얼마 전 일선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함께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있었다. 지난 2009년 11월 20일 대한태권도협회가 주최한 “태권도 경기력 향상을 위한 토론회”로 선수, 현역 지도자, 교수 등의 다양한 계층이 모여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국제, 국내 대회 경기 규칙 일원화’ ‘전문 비디오분석관 투입’ ‘국가대표 전담코치제’ ‘국가대표 지원 예산 확충’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모두가 의미 있는 주제들이었지만, 특히 국내대회(KTA대회)와 국제대회(WTF대회)에서의 경기 규칙이 상이하다는 것은 매우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득·감점이나 경고 규정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은 해당 스포츠의 가장 핵심적인 면에서 공식대회에서 경기룰이 상이하다는 것으로 타 스포츠에서는 그와 같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즉, 대부분의 스포츠에서는 국제 경기 규정을 원칙적으로 따르되, 국내(특정국가)에 적용 시 탄력적으로 경기 시간이나 운영의 측면에서 약간씩 국내에 알맞게 일부 사항을 변경하여 운영하는 경우는 있을 수가 있지만, 해당 스포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득·감점이나 경고에 대한 사항만큼은 그대로 준용되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점은, 경기규칙의 주요한 사항에서 불일치가 일어나는 곳이 다른 나라가 아닌 태권도의 모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많은 IFs(국제경기연맹)들이 유럽에 소재하고 있는 반면, 매우 이례적으로 한국의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그 인적 구성도 한국 사람이 다수로 구성 되어 있다. 많은 세계화된 종목들 특히, 올림픽 종목에서 태권도 종목처럼 한국인이 다수의 그룹으로 참여하여 운영되어지고 있는 스포츠는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한국적인 현상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실은 강점일 수 있는 동시에 약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다수의 그룹으로 포진되어 있는 국제기구인 WTF가 외국의 태권도 전문가보다 더욱 우수하고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한 태권도 관련 행정을 펼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한국인이 주가 되어 이끄는 태권도 국제기구는 세계화라는 보편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전 세계로부터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WTF는 우리나라에 조성되어 있는 태권도 관련 인프라와 인적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시스템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즉 한국의 인적 자원들이 태권도와 관련하여 더 많은 노하우와 앞선 과학적 증거들을 전 세계에 제시할 줄 알아야만 한국인이 주도하는 태권도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A역시 이러한 입장에 함께 동참을 해야할 것이다. 물론 두 단체의 고유의 성격이 상이함으로 각기 개별적으로 수행해야할 고유의 사업 영역들이 있다.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얼마 전 이루어진 “태권도 경기력 향상을 위한 토론회”외에도 태권도 경기, 태권도 문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경기규칙이 WTF와 다소 상이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은 인정하는 바이다. KTA가 WTF의 수많은 회원국 중의 하나의 협회라는 것을 넘어서, 태권도 모국의 협회로서 태권도의 발전을 선도하는 프라이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KTA가 보여왔던 독자적인 노력들을 국내적인 상황으로만 국한 시킬 것이 아니라 세계속에서 보편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만 그 가치가 더욱 발휘될 수 있다. KTA가 수많은 국내 대회와 각종 태권도와 관련된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각종 노하우들의 장점 중의 하나는 즉각적인 피드백 작용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즉, 새롭게 시행된 경기규칙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은 다시 보완하여 발전된 규칙의 개정을 하는 것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 질 수 있는 점은 태권도 모국의 장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러한 노하우들을 국내에서만 적용하여 WTF의 룰과 이원화되는 다소 기형적인 현상을 유지한다는 것이 국내의 태권도인들에게나 해외의 태권도인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에 있다. 즉, KTA가 지니고 있는 태권도 모국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들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어 질 필요가 있는 사항(예, 경기규칙 등)들은 적극적으로 WTF에 개진하려고 하는 노력이 요구되어진다. 그러한 노력들은 WTF가 한국인이 수장을 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태권도 모국의 실질적인 의미를 실천하는 것이다.
WTF에서도 실재 경기나 심판 등의 관련 분야의 실재 종사자들의 숫자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몇 명의 해당 부서 직원들과 몇몇 위원들이 실질적인 현안을 다루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KTA가 지니고 있는 노하우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시적으로 볼 때 IOC와 같은 국제스포츠 사회에서 또는 해외의 수많은 태권도 수련인들은 WTF나 KTA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가진 이해보다는 한국인이 다수로 구성되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태권도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도의 모국에서 국제대회와 국내대회에서 이원화되어 있는 상이한 경기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은 매우 우려할만한 사항으로, 그만큼 양단체 상호간에 협력 시스템이 부재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WTF의 수장이 한국인이고 구성원의 다수가 한국인이라는 환경을 지니고 있는 이때에, KTA가 태권도 모국의 우수한 노하우들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WTF에 개진하고 채택시키는 전통을 수립하는 것은 WTF와 KTA를 넘어서서 한국의 태권도가 세계속에서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는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끝으로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태권도 진흥재단 등의 태권도 기구들 간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태권도 모국의 강력한 협력체제가 새롭게 구성되어 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