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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태권도 공인 7단, 경기도 교육청 태권도 전임 지도자, 제8회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코치) |
이번 세계 대학 선수권을 마치고 우리선수들의 심각한 경기력 때문에 말들이 많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문제 제기만 했을 뿐, 어디에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과 그 대책은 무엇인가? 에 대한 논의가 없어 필자가 직접 다루어 보고자 한다.
□ 현 실태 □
현재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는 첫째, 불과 6~7년 전 과는 다르게 초-중-고 선수층이 매우 얇아 졌다는 점. 둘째, 여자선수 포함 초등학생의 어린 선수들 선수층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점, 셋째, 선수가 있어도 선수다운 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강한 훈련을 시키지 못한다는 점 등이 일선 현장에서 오랬 동안 지속되어 오면서 현재의 결과를 양산 했다고 본다. 이제 향후 5년 정도 이런 현상이 지속 된다면 세계대회는 물론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등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 해결 방법 □
이제 우리 모두는 그 문제를 다 인지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종주국 태권도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그 해결 방법을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 해결 방법으로 위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거나 공감 한다면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문제는 사회적인 현상 때문에 쉽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심어주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내 자신이 왜 힘든 훈련을 해야 하고 그 과정을 견대내야 하는지? 선수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지도자들에게는 왜 우수한 선수를 발굴 육성해야 하고 어떤 자부심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지?를 각인 시켜 선수들과 지도자들 모두에게 비전을 제시해줘야 할 것이다. 제도권에서는 지금껏 처럼 지도자들 스스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 주기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앞으로 국제대회 에서 좋은 성적을 장담하지 못하고 절실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우수선수를 배출시키면 타 종목처럼 많은 혜택이 뒤 따라야 할 것이다.
□ 대책 □
좁은 공간에서 모든 문제를 다루기는 힘들지만 올 해 여름부터 대한태권도협회에서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KTA 청소년(중학생 대상) 국가대표팀 상비군 선수 육성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물론 지도자들 선발은 마쳤고, 필자 또한 지도자로 활동할 예정이며 이제 우수 선수들을 선발하여 훈련시키는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야 말로 정말 중요하고 이 선수들은 우리의 미래이므로 잘 육성하고 이 프로그램을 잘 활용되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고등학교 상비군 제도만 운영이 되어 왔고 필자 또한 상비군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크게 효과를 얻어내지 못한 제도였다고 본다면, 앞으로는 확실한 제도의 정착과 함께 이 제도를 통해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미래를 그리고 지도자들에게는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 청소년 어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을 보면 분명 미래는 있기 때문이다.
첫째, 상비군 제도를 보다 더 엄격하게 운영하여 상비군의 입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며 확실한 능력과 미래가 있는 선수를 선발한다는 인식과 함께 어린 청소년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진한 감동을 받도록 해줘야 할 것이며 훈련 프로그램 또한, 강한 체력을 겸비한 기술 능력을 개발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훈련 프로그램의 소화뿐 아니라 성실하고 능력이 있는 선수를 선발하여 성실하지 않은 선수는 과감히 퇴소 조치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엄격한 선발을 거쳐, 오픈대회나 국제대회에 출전 기회를 부여해서 외국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본다. 이는 청소년 선수 시절 국제대회 경험을 살려 대학선수가 되고 실업선수가 되어 국제대회를 출전해도 외국 선수들에 대한 거부감을 전혀 느끼지 않도록 반드시 기회를 부여해 주자는 것이다. 늘 우리는 국내 선발전이 올림픽 경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 선수들은 우물 속의 개구리 였다는 것이다. 10차례의 국내 선발전 보다는 1차례의 국제대회 경험이 더 중요할 수도 있으며 그 경험은 어릴수록 더 좋고 중요할 것이다.
셋째, 지도자 선발 또한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선발된 지도자들에게도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부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시아 대회나 대학 선수권처럼 국제대회 세컨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해주듯이 아무리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국제대회 세컨의 경험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 대학 선수권에 참가한 우리 대표 선수에게 필자는 질문을 던졌다. 왜 6-0으로 1회전을 마치고도 경기에서 졌나는 질문이었다. 우리 대표 선수의 대답은 2회전부터 거칠게 밀어 붙이는 상대 선수의 힘과 패기에 밀리고 당황스러웠다는 것이다. 필자의 결론은 타 국가 선수와의 경험이었다. 필자가 인터뷰한 선수 뿐만, 아니라 대표 선수 모두가 국제대회 경험이 극소수 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실력은 있지만 힘과 체력을 앞 세워 거칠게 밀어붙이는 타 국가 선수의 강한 힘에 밀리는 결과는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 선수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이렇듯 이번 세계 대학 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우리 종주국 태권도에 전해준 교훈은 매우 교육적 이었으며 우리에게 강한 채찍이었다고 본다면 이제는 우리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첫 시작을 하게 될 어린 청소년 선수들의 육성 프로젝트가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꿈과 미래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그 대안과 현실이 같이 호흡 할 수 있다면 아직까지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 지도자들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키워주고 경기 태권도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선행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