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태권도 공인7단)
제8회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 코치
제9회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
2013년 장애인 국가대표팀 선수단 코치
청소년 국가대표팀 상비군 전임지도자(2012년-2013년 현재)
경기도 교육지원청 태권도 전임지도자(2001년-현재)
전국소년체전 경기도대표팀 코치 다수 역임
초-중-고 태권도 품새 및 겨루기 선수단 총 감독(1993-현재)
필자는 현재 체육계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성추행과 성폭력 추문 등의 문제가 생각보다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스포츠계 전반에 대한 실추로 이어지면서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해 본다. 지도자와 선수는 평소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가 형성 되어야 하지만 불신이 앞서기 때문에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빙상계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으며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고 있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과 쇼트트랙 종목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떨쳤던 컬링에서는 지도자가 선수에게 성추행, 폭언, 기부 강요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으며 쇼트트랙에서도 장비 담당 지도자가 성추행 문제로 직위해제 되면서 그 파문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컬링과 쇼트트랙 사건을 통해 그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빙상계에서는 크고 작은 성추행 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음이 만천하에 공개된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터지지 않은 시한폭탄 같은 사건도 분명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성추행과 관련된 일들이 명백한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과 함께 또다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컬링의 경우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따로 있고, 쇼트트랙도 화성시청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체육회와 대한 빙상경기연맹이 마냥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빙상계를 극단적인 예로 들었지만 문제는 빙상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체육계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것이다. 성추행 문제에 대해 필자는 첫째, 지도자들의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지도자들은 “내 새끼 내 맘대로 못하면 어떻게 훈련을 시키냐!” 고 하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갖는 지도자가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운동부 내부의 폐쇄적이고 서열화된 현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선수생명, 경기출전과 출전 시간을 결정하고 상급학교 진학에도 결정적인 여향을 끼치는 절대적인 권력을 지도자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부들은 운동부끼리만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갖고 있고 위계질서가 철저하며 지도자와 선수간의 관계가 명령과 복종의 관계로 잘못돼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와 분위기 속에서 초-중-고등학교의 어린 여학생 선수들이 지도자의 명령이나 지시를 거부하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환경과 현실 속에서 어린 여자 선수들은 자유로울 수 없으며 지도자들의 눈치 보기가 시작되고 자신의 의지나 생각 그리고 행동은 제약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곧 지도자의 제왕적인 권위가 생기고 선수들은 막대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 앞에서 체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필자는 사실 지도자들의 성폭행 문제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학은 물론 중-고등학교에서까지 선, 후배 간 성폭행 및 성추행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잠재적 수요층이기 때문에 현 시대의 강력한 제도와 처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또 다시 잠재되어 있던 층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처벌은 사건이 터지고 난 후의 법적인 조치를 말하지만 필자는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보며 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선수들과 지도자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은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은 해야 하고 의견은 나눠야 하기 때문에 소통을 해야 오해가 없어지고 지도자와 선수 간에 이해가 깊어진다는 것이다. 한쪽이 소통을 거부한다면 다른 쪽도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이런 소통 부재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결과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서로 불통하면 추측이 쌓이고 추측이 쌓이면 억측을 나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억측은 더 깊은 오해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반드시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말을 해야 하며 선생님도 학생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 물론 국민도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며 자식도 부모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물론 있어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양측이 모두 노력해야만 소통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둘째로 지도자나 선수의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는 이와 받아들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선생님이 손잡아 주니 좋지?” 라는 식의 대화는 친밀감에 따라 성추행을 당했다고 느끼기에 충분할 수 있다. 성추행으로 의심될만한 말과 행동을 삼가 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선수들도 열린 의식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의 순수한 의도를 혹여 무언가를 위한 검은 장치로 이용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반드시 선수 본인에게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옴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지도자와 선수 간에 신뢰와 믿음 그리고 지도자의 의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진정 대한민국 체육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철저한 예방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문제와 문제를 일으킬 경우 다시는 지도자로서 현장에 복귀할 수 없도록 퇴출시키는 제도적 장치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묵묵히 선수지도에 여념이 없는 성실한 지도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우리 스포츠계에 “밝은 미래!” 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