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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권도협회 이승완 회장이 서울시 심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관리단체로 지정된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의 국기원 승(품)단심사권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이승완)는 오는 8월 1일자 심사부터 자신들이 직접 서울시 심사 접수와 집행을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국기원과 KTA, 시도협회의 심사위임계약에 따라 관리단체로 지정된 서울시협회의 심사위원권한을 정지하고, 직접 심사를 집행하겠다는 의미다.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관리위원회(위원장 정창수)는 KTA가 자신들과 서울시의 심사와 관련해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관리위원회의 별도의 공지가 없는 심사는 KTA의 단독행위임으로 심사와 관련해 관리위원회에서 별도의 공지를 하기 전까지 KTA의 각종 공문과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6월 21일, KTA는 임시이사회에서 서울시협회의 심사권 회수와 관련해 의결하면서 심사업무를 서울시관리위원회와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의결해놓고,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관리위원회는 KTA에 공문을 발송해 서울시 심사와 관련한 관리위원회와의 협의를 요청했지만, KT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7월 14일, KTA는 서울시 심사 관련 구지회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25개구지회장 중 8개구회장(최진규, 이백운, 정한영, 이해동, 심원보, 이기행, 이근우, 정문교)이 참석했다. 나머지 구지회장은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25개구지회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홍성용)를 구성해 KTA에 간담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KTA는 이 역시도 받아들이지 않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7월 20일 오전 10시, KTA는 국기원에서 서울시 심사 시행 실무자 교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구지회장 5명(이기행, 최진규, 이백운, 정한영, 심원보)이 참석했으며, 오는 8월 1일부터 KTA가 직접 접수를 받아 시행하는 서울시 심사와 관련해 시행원칙, 시행절차, 심사집행비, 심사심의, 심사관리팀 운영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심사 교육에 참석한 KTA 이승완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나왔다”면서 “김철오 위원장이 관리위원회와 협의해 서울시 심사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심사는 KTA의 고유권한인 만큼 KTA가 직접 나서 처리해야 한다고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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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관리위원회가 대한태권도협회의 서울시 심사 직접 접수 행위에 회원들이 동요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
이어 “서울시가 관리단체로 지정됨에 따라 25개구는 회장을 비롯해 구지회가 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 지회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친목단체일 뿐”이라며 “그냥 우리가 편의상 구지회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진행하는 것에 따라가지 않는 구지회는 새로운 사람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관리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 없다는 점과, 이번 서울시 심사권 회수에 따르지 않는 구지회의 경우 고발 조치 할 뜻도 피력했다.
이 회장은 “국내의 모든 심사권은 KTA가 가지고 있다. 기존세력들과 부하뇌동해 있는 구지회장의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 업무상 방해로 고발조치 할 것”이라며 “내가 회장으로 있는 한 그런 것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운영은 김철오 위원장이 하지만 책임은 내가 진다. 그런 것과 관련해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모든 책임은 KTA 회장인 내가 질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 참석한 여러분이라도 KTA를 믿고 열심히 해달라. 서울시가 빨리 정상화되어 경기도를 능가하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약 20여개의 구지회장단이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비상대책위원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KTA와 서울시관리위원회가 각자 회원들에게 내리는 지침이 달라, 오히려 서울시 심사로 인해 회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대위측은 “KTA 이승완 회장이 구지회가 해산됐다. 구지회장이 아니다. 친목단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서울시 구지회장단을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관리단체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총회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이지 대의원인 구지회장들의 지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는다고, 무지막지하게 구지회가 없어지고 구지회장이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서울시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다른 시도협회도 이런 식으로 장악하겠다는 뜻이라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KTA의 일방적인 심사집행에 대응할 뜻을 피력했다.
또 “서울시협회는 집행부의 총 사퇴에 따라 임원 부재로 관리단체로 지정된 것이지 심사와 관련한 문제가 있거나 해서 관리단체로 지정된 것이 아니다. 우리 비대위는 조속한 시일내로 서울시협회가 정상화 되기를 바란다”면서 “관리단체 지정으로 회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관리위원회와 KTA의 심사분쟁으로 오히려 회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회원들은 기존 서울시의 심사방식에 따라 심사를 보는 것을 원한다. 회원을 대표하는 각 구 회장으로서 회원들이 하루속히 원하는 심사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심사와 관련해 KTA와 관리위원회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이를 위한 중재와 명확한 방침이 필요한 때이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