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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2/06  하성운
취재현장에서
종주국 위상을 지키는 방법

그동안 우리 태권도계는 전세계 곳곳에 태권도를 보급했다. 이제 우리가 아는 나라의 수보다 태권도가 보급된 나라의 수가 훨씬 많다. 또한 수련인구 1억은 고속성장하는 중국 태권도 수련인구를 통해 충분히 달성될 전망이다.

이렇게 양적인 고속팽창을 질적으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문동후 사무총장 사임을 통해 드러난다. 문동후 사무총장이 자리를 비운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세계연맹은 후임자를 선임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리고 있다.

문 총장의 재임기간동안 끊임없이 “사무총장은 태권도인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수많은 태권도인들이 있었지만, 막장 문 총장이 자리를 비우고 나서는 마땅한 ‘태권도인’을 추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굳이 따지면 그 자리에 있을만한 태권도인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객관적인 잣대를 통해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의미다. 이것은 비단 세계연맹만의 문제는 아니다.

1세대 원로로 분류되는 국기원 엄운규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면 후임 국기원 이사장은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만한 ‘감’이 없다. 이미 국기원도 차기 국기원 이사장 자리를 노리는 수많은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후보들 중에서 눈에 띄는 인물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대부분이 특정한 관(館)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구’ 후보들일 뿐, ‘세계태권도본부’를 이끌만한 인물로 분류되는 사람을 찾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대한태권도협회도 김운용 전 회장이후 태권도인이 협회장에 오르지 못하고 외부인사들이 회장직을 맡았다. 물론 외부인들이 협회장이 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다만 경기단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태권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 태권도인이 회장직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태권도 주요기관의 대열에 합류한 태권도진흥재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사진에는 태권도 각 기관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지만, 사무국 내에는 태권도에 대한 전문지식은 고사하고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행정의 전문성’은 있을지 모르지만 ‘태권도의 전문성’은 빵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기관마다 나름의 사정으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태권도가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라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후진을 양성해야할 필요가 있다. 현재 태권도진흥재단을 제외한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태권도협회는 외부도움없이 자력으로 생존이 가능한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부에서 충분히 인재를 양성해 차세대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 다른 종목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대부분 재원마련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태권도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인력을 양성할 경우 충분한 내부충원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마다 태권도학과 졸업생들이 수백 명씩 쏟아지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마친 고급인력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들 중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인물을 가려 다음 세대의 지도자로 양성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도 이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우대하는 경우는 없다.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현지인들에게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다. “태권도인이 아닌 사람은 못 온다.”라는 볼썽사나운 말보다는 “당연히 태권도인 중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태권도계가 떠안은 새로운 숙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양질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앞으로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재삼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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