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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6/12  태권도CNN
현장에서
심판은 전자호구가 아니다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는 대한태권도협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저수준의 메달 획득도 충격이었고, 의심스러운 판정으로 날려버린 메달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냉정하게 되새겨볼 것이 있다.
먼저 최저의 성적에 대해서도 “한국에 불리하게 판정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나왔다. 몇몇 문제가 된 경기를 본 기자 개인의 입장에서 “한국에 불리하게 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당시 한국 선수가 피해를 본 경기에는 공교롭게도 같은 주심이 결승전을 맡은 경기가 있었다. 경기를 관전한 결과 한국선수가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불이익이 고의성은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두 번 다 심판은 일관된(?) 판정을 했다. 여기서 일관된 판정은 심판 스스로의 기준에 충실(?)했다는 의미다.
대회 마지막날 해당 심판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해당 심판의 일관된(?) 판정에 대한 확신이 섰다. 결국 한국 선수단이 주장하는 심판의 편파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심판의 판정 성향이었던 것이다.
세계연맹 기술전문위원회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해당심판의 판정성향이 객관적인 판정기준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경기장에서는 심판은 그렇게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당시 베이징에 있었던 많은 한국계 태권도 관계자와 본 기자는 하나의 우(愚)를 범했다. 심판도 인간이라는 것이다. 야구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심판마다 약간씩 다르듯, 태권도의 주심도 각각의 경고와 주의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한국 선수단의 어느 누구도 개개 심판의 판정성향에 대해서 분석하지 않은 것이다. 축구나 야구 중계를 보면, 간혹 심판의 판정성향에 대한 말을 듣게 된다. 축구나 야구와 마찬가지로 태권도 심판도 인간이다. 그리고 그들도 개인적 성향에 따른 판정적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세계연맹의 경기규정과 판정규정도 최근 3년 사이 매 대회 때마다 바뀌었다. 오죽하면 총회에서 일부 국가협회가 “왜 이렇게 자주 바꾸냐”고 항의를 했겠는가. 과거 20년을 활동한 심판이라 하더라도 최근 3년 동안 바뀐 규정을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몸소 체득하지 못했다면, 그가 내리는 판정은 현재 활동중인 심판의 그것보다 못한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중요하지만 급속도로 변하는 경기규칙과 판정기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실전적 훈련없는 개인적 소견은 옳지 않다. 또 그를 바탕으로 심판의 판정을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처사는 아닐 것이다.

결론적으로 심판이 내리는 판정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고, 오랫동안 쉬면 심판으로서의 감각을 잃어 현재 규정과 맞지 않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심판은 전자호구가 아니다. 오히려 심판이 전자호구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않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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