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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이어 태권도를 지도하고 수련하는 영광태권도체육관 조영기 관장(가운데)과 아들 조두상 지도관장(좌), 손자 용준 군(우) |
한 이름, 한 곳에서 57년간 터주대감으로 자리한 태권도장이 있어 화제다.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영광태권도체육관이 바로 그 곳이다.
영광체육관은 1957년 조영기 관장(75)이 손수 벽돌을 한 장 한 장 올려가며 지은 도장으로 무려 57년을 같은 이름 아래 한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조 관장은 현재 공인 9단으로 전라남도의회 의원과 KBS 기자를 비롯해 대한태권도협회 상임부회장, 전라남도태권도협회장, 국기원 최고9단 고단자회 초대회장, 국기원 부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영광태권도장은 조 관장과 함께 한국 태권도의 역사를 써 왔다.
영광태권도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훈이 눈에 띈다.
‘의를 따르고, 참에 사는 효성스런 태권도!’라는 관훈은 조 관장이 1957년 도장을 개관하면서 써 붙인 관훈으로 도장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 그 옆에 붙어있는 ‘태권도 생활화, 태권도 과학화, 태권도 세계화’라는 지도방침 역시 관훈과 함께 영광태권도장의 역사를 말해준다.
조 관장은 “내 손으로 벽돌을 한 장 한 장 올려 체육관을 짓게 됐다”면서 “개관 당시 30명의 수련생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57년을 이 자리에서 제자들을 길러왔다”고 지난 세월을 회고 했다.
이어 “한 곳에서 한 이름으로 한 사람이 운영한 도장 중 이렇게 오래된 도장은 없을 것”이라며 “1~2년안에 체육관 옆에 조그마한 기념관을 만들어 영광태권도체육관의 역사를 보관하려 한다”고 밝혔다.
영광체육관이 그동안 지역대회를 비롯해 전국대회, 국제대회 등에 출전해 입상한 기록을 비롯해 조 관장이 태권도 주요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수상한 다양한 상장 및 상패, 트로피 등과 57년 영광체육관의 역사가 담긴 사진 및 각종 자료들이 이 기념관에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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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 한 자리를 지키며 태권도 수련생을 길러낸 영광태권도체육관의 입구 모습. |
영광체육관은 오래된 역사와 함께 3대가 함께 지도하고 수련하는 도장으로 유명하다.
조 관장의 아들 조두성 사범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태권도를 배워, 대학 역시 태권도학과로 진학했으며, 자신의 진로 역시 아버지와 같은 태권도 사범으로 목표에 두고 지금 조 관장과 함께 영광체육관의 지도관장으로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의 아들이자 조 관장의 손자인 용준 군 역시 조두성 관장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지도 아래 영광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고, 태권도인이라는 자긍심을 높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광에서 태권도를 배운 사람이면 모두 영광태권도장 출신이라고 할 정도로 영광체육관은 영광군의 터주대감이자 자랑으로 우뚝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영광초등학교, 영광중학교, 영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태권도부의 경우 영광체육관을 시초로 조 관장의 제자들이 만들고 이끌어가고 있는 상태다.
영광초의 경우 벌써 전남에서만 도지사기 3연패, 교육감기 2연패를 차지하며, 전남 제1의 태권도장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초에는 전국어린이태권왕대회 5인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도 탓다.
조 관장은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서 수련생들이 운동을 해 지역 초, 중, 고를 거쳐 대학과 실업팀까지 올라가는 코스가 되고 있다”면서 “아직 영광에 대학과 실업팀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몇 해전부터 실업팀 창단을 적극적으로 전라남도와 영광군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실업팀까지 창단 된다면 영광의 태권도 수련생들이 초, 중, 고, 실업까지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가 만들어져 고향의 명예를 위해 태권도로 국위선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 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광체육관은 체육관 선후배들간의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하다. 선후회(先後會)라는 모임을 통해 영광체육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대부분의 인사들이 태권도 각 분야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학 태권도학과 교수를 비롯해 체육단체 임직원 등 조 관장의 제자들을 각 분야에 두루 걸쳐있다.
조 관장은 “그동안 결혼 주례를 봐준 제자들만 963쌍에 이른다”면서 남다른 제자 사랑을 들어내기도 했다.
조 관장은 자신이 손수 올린 영광체육관이 아들과 손자를 거치면서 그 역사를 이어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여태껏 국기원에 가장 많은 심사응시생을 추천한 것이 바로 이 영광체육관”이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영광체육관의 역사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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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태권도체육관 조영기 관장과 수련생들이 새로운 역사를 위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