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 이하 대태협)를 둘러싼 잡음 중 하나였던 이중신분 문제에 대해 대태협과 대한체육회, 선수단 감독의 공동 책임이라는 대태협 상벌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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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장에 놓여진 재심청구서. |
어제(24일) 오후 2시부터 대태협 사무국에서 열린 상벌위원회 재심에서 상벌위원회는 선수와 코치 전원에게 내려졌던 징계를 취소하고, 실업팀 감독 3명(삼성 에스원 김세혁, 김제시청 서인오, 하동군청 임홍택)에게만 1차 심의와 같은 자격정지 2년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양진방 전무대행은 “선수와 코치들은 선의의 피해자로 구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결정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은 3자 공동 책임 부분으로 이는 지난 1차 회의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대태협은 이중 신분에 대한 규정을 알려주고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책임과 이중 신분 해소 조치(해당 선수가 자퇴나 사직 중 하나를 하는 것)에 대한 결과보고를 사무국이 받음으로 해서 해소 조치 자체가 징계의 성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벌위원회가 다시 이 문제로 징계를 내린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규정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적용한 것이 바람직하지 못했다. 최초 규정이 만들어질 당시인 7, 80년대에는 대학 입시 규정이 단순해서 해당 규정이 충분히 현실을 반영했으나, 현재 대학 입시 규정은 다양한 형태의 입학이 가능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 입시 정책의 변화라는 현재의 상황을 선수등록규정이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내린 ‘규정 위반’ 결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수단 감독들은 행정에 대한 전결권을 가지고 있고, 이중 신분으로 규정에 위배된다는 상황을 알면서도 선수들의 입학을 허용한 것이 행정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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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 직후 양 전무대행이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감독들을 불러들였다. 3명의 감독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즉시 반발했다. |
이에 대해 징계처분을 받게된 감독들은 결과를 통보받고 즉시 반발했다. 모 감독은 “이중 신분과 관련된 규정은 정말 몰랐던 일”이라며, 알면서 규정을 어겼다는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동일한 사건으로 재심을 청구한 상태에서 규정의 변화나 새로운 사실의 발견이 없는 상황에서 징계자의 일부만을 면책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사실 이날 회의에서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변한 것이 없다. 그럼에도 감독들에게는 징계가 유지되고, 선수와 코치들에게는 면책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다.
결정을 통보받은 김세혁 감독은 “행정적 책임으로 감독에게 징계를 내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행정 책임자는 선수단의 단장이지 감독이 아니다”며 이날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다른 감독들도 결정 내용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은 마찬가지.
임홍택 감독은 “선수등록규정 위반은 한적 없다”며, 양 전무대행에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양 전무대행도 “규정 위반이 아니라, 규정과 일치하지 않는다가 정확한 표현”이라면서, 임 감독의 말에 수긍했다. 그러나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았다.
문제가 되는 선수등록규정 제3장 선수등록 14조(등록 자격의 제한)에는 ‘대학원 재학생 및 학생신분이 아닌 실업팀 선수는 일반부로 등록한다.’로만 규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양 전무대행은 “해당 조항의 해석에서 확대해석과 유추해석을 포함하고 있어 명백한 규정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해당 조항이 ‘등록한다’로 규정하고 있지, ‘등록해서는 않된다’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규정이 ‘‘대학원 재학생 및 학생신분인 실업팀 선수는 일반부로 등록해서는 않된다.’로 규정했다면,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 되지만, 단순히 일반부 선수의 등록기준을 ‘대학원 재학생 및 학생신분이 아닌 실업팀 선수’로 규정하고 있어 규정을 위반했다기 보다는 규정과 불합치한다는 것이 양 전무대행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재심에 참가한 위원들의 심리적 부담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이미 지난 1차 회의에서 황춘성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은 징계로 인해 실업 태권도의 위축을 우려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양 전무대행도 “태권도의 발전과 보급에 힘써야할 대태협이 무더기 징계로 실업팀을 위축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해, 대규모 징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참석한 위원들에게 작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회의가 끝난 후 참석한 위원들은 회의 결과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일체의 언급을 피한 것에서도 이번 징계에 대한 위원들의 심리적인 부담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1차 심의의 성격을 갖는다. 이날의 결정이 최종 결론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열릴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위원들의 결의에서도 “이사회에 결정을 넘기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사회에서 3명의 감독들의 진로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