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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4/26  태권도CNN
재미있는 경기위해 필요하면 다 바꾼다
차등점수제 통해 고난이도 기술사용 유도


이번 실업연맹의 경기규칙에 관한 시도는 결론적으로 태권도 경기의 흥미요소가 대폭 늘었고 이를 통해 재미있는 경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간 논란의 대상이었던 경기장의 모양과 크기, 점수 표출의 방법, 10초 룰, 차등점수제 등이다. 이들을 각각의 부문별로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시도된 다양한 제도들이 앞으로 태권도 경기에서 사용될 경우 경기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태권도계에서 해묵은 논란이 됐던 경기장의 크기와 모양은 이미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총회에는 상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시험적으로나마 사용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기장의 모양과 크기
기존의 사각형을 원형으로 바꾼 것은 일반 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기능적으로는 사각(斜角)을 없앤다는데 가장 중요한 의의가 있다. 특히 원은 그 특성상 중심을 기준으로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모든 방향으로 동일해 기존의 사각형이 가진 대각선의 장점이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대회를 통해 원형이 사각형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성급하다. 이는 경기장의 크기와 오히려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대회에 사용된 경기장의 크기를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한 변의 길이가 10m인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원’이다. 여기서 ‘한 변의 길이가 10m인 정사각형’은 기존의 사각형 경기장이다. 넓이는 100㎡. 여기에 ‘내접하는 원’이 엄밀한 의미의 이번 대회에 사용된 경기장의 넓이(78.5㎡)다. 이를 사각형으로 환산하면 한 변의 길이는 8m가 된다. 기존의 경기장에 비해 20%가량이 줄어들었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두 발이 모두 원 밖으로 나가야 경고가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 경기장의 넓이는 9m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경계선 쪽으로 밀릴 경우 10초 룰에 따라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에 경기장 중심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경기장의 체감 넓이는 훨씬 좁았다. 특히 사각형과 달리 원은 가장자리가 휘어진 형태이기 때문에 단순한 직선 이동에 익숙한 선수들에게는 경기장이 훨씬 좁게 느껴졌다. 또한 좁아진 만큼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됐다.

심판들이 말하는 사각이 줄었다는 표현도 모든 위치에 동일한 거리로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장 크기가 동일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각을 줄이는데 원이 효과적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여기서 가장 확실한 것은 현재의 10m×10m 크기의 경기장이 넓다는 것이다.
대회시작 하루 전인 11일 경기장에서 심판들에게 새로이 적용되는 규정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 실업연맹측은 다음 대회부터는 교육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점수 표출의 방법
점수표출도 기존과는 달랐다. 기존의 실시간 표출이 아니라, 각 회전이 끝난 후, 점수를 표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기존의 점수 표출에서 점수를 앞서는 선수가 경기시간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것을 방지한다는데 주목적이 있다.
이 부분은 일정하게 효과가 있었다. 마지막 3회전이 진행되는 중에도 자신이 점수가 앞서고 있다는 확신이 없어지자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지도자 입장에서는 경기를 조절해 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경기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었는지 여부를 즉시 알 수 없다는 것에 일선 지도자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대해 모 감독은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 경기 후 소청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태권도인은 “심판들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만 충분하다면, 점수를 표출하지 않는 것이 태권도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3회전까지의 경기결과에서 동점인 경기가 거의 없었던 점도 이채롭다. 그간 일각에서 제기된 “심판들이 서든데스를 남발한다”는 주장도 이번 대회를 통해 사실임이 일부 증명됐다. 이에 따라 실시간 표출이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들에게도 서든데스로 경기를 몰고 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혹을 부정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점수 표출을 매 회전이 끝난 후 하는 것이 경기를 박진감 있게 하는데 분명히 유리하지만, 이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판정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
▲차등점수제
한번의 공격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점수도 이번 대회에서는 4점(얼굴회전 3점+다운 1점)까지로 기존의 3점보다 높다. 이번에 적용된 차등점수제의 핵심은 회전기술에 대한 가산점(1점)이다.

회전기술로는 뒤후려차기(얼굴만 적용), 뒤차기, 돌개차기 등 3가지 기술에 대해서는 1점의 추가 점수를 부여했다. 또한 득점부위도 기존의 척추를 제외한 등부위를 삭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세혁 부회장은 “올 가을에 열릴 예정인 최강자전(가칭)에서는 차등폭을 넓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는 몸통 회전공격이 얼굴 직선공격과 같은 2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얼굴 직선공격은 3점으로, 얼굴 회전공격은 4점으로 각 1점씩 늘어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태일 회장도 “점수의 폭을 넓히는 것은 관중의 흥미를 유도하는데 필요한 요소다”라고 말해 적극적인 도입의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대회에 적용된 스탠딩 다운에 대해서도 “계속 적용하겠다”고 말해 올 가을에 열릴 대회에서는 기존보다 다양한 득점체계가 선보일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 처음 적용된 10초 공격시간 제한은 선수에게 끊임없는 공격을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첫날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선수들은 주의를 받았지만 경고까지는 가지 않았다.

▲10초 룰
실업연맹 김세혁 부회장은 “경기 중에 선수들이 멍하니 서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보다 역동적인(active) 경기를 만드는 선결과제”라며, 10초 룰의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 규정은 양측 선수들이 공방이 없는 상황이 5초간 지속되면, 주심이 ‘10초’를 선언하고, 이 때부터 10초간 양측의 공방이 없을 경우, 경기장 경계선 쪽으로 밀린 선수에게 1차 주의를 주고 두 번째부터는 경고를 주는 규정이다.
대회 내내 이 제도는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득점과는 별개로 선수들의 공격횟수는 늘어났다. 경기를 참관한 태권도계 주요 인사들도 “경기가 많이 재미있어 졌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이 제도는 태권도 경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졋다.
선수들도 뒤로 밀릴 경우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인 부담으로 앞뒤로 움직이기보다는 좌우로 움직여 전반적으로 경기가 경기장의 중심부에서 진행된 점은 일반 관중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경기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보이게 했다.
또한 뒤로 이동하는 것이 도망가는 것처럼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좌우이동은 보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만일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에는 현재 기초체력훈련이 타종목에 비해 미진한 태권도에서 보다 강도 높은 기초체력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여자부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 참가한 지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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