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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9/18  태권도CNN
김세혁 감독의 三重苦
이중신분, 심판로비,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

지난 제1회 실업연맹회장기 대회 개막 전날 대회임원들과 대회 진행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김세혁 감독.
지난 13일 대한태권도협회 2007년도 제2차 전체이사회는 삼성 에스원 김세혁 감독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이 됐다. 이사회를 통해 김 감독은 최악의 상황에는 태권도계에서의 사형선고인 제명의 위기로 내몰렸다.

이날 이사들은 그동안 논란이 됐으나, 윤리위원회와 상벌위원회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던 김세혁 감독과 관련된 안건에 대해 그동안 성재준 국장이 전무이사 권한대행 체제로 진행되고 있던 사무국을 성토했다.

먼저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손태진이 대한체육회 규정 ‘제22조에 명시된 선수등록 규정을 위반했다’는 유권해석을 받고도 대한체육회에 징계여부를 묻는 재질의를 통해 지난 10일 ‘위반이지만 별도의 징계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회신에 따라 이 문제를 상벌위원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참석한 일부 이사들은 “규정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처음 받았을 때 즉시 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결정했어야 했다”며, 사무국의 행정처리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위반을 통보받고 징계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재질의한 것에 대한 질타는 신랄했다.

이는 재질의 자체가 그동안의 관례를 깬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한체육회는 위반여부를 판단하고, 가맹경기단체(협회)는 징계여부와 징계내용을 결정한다. 이때 징계의 당사자가 이의를 신청할 경우 필요에 따라서 징계여부를 재질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이때 해당 가맹단체는 재질의를 요청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대한체육회 규정에서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통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사무국은 상벌위원회를 소집하지 않고 재질의를 했고, 여기서 대한체육회는 ‘징계할 필요가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대한체육회는 그 이유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학적을 포기했고, 규정 제22조의 제정취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즉 손태진이 이중신분으로 규정을 위배한 것은 맞지만 이것이 규정 제22조의 제정취지인 등록규정을 악용한 사례가 아니고, 선수 본인도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학적을 포기(자퇴)했다는 것을 이유로 제시한 것이다. 사무국은 재질의 결과만으로 11일 열린 기술전문위원회 안건에서 이를 제외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위반을 (대한체육회가)통보하면, 구체적인 징계는 해당 협회가 알아서할 문제”라고 답했다. 다시 말해서, 징계여부는 전적으로 가맹단체가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규정에 위반하는 지 여부만을 결정하고 징계 여부와 징계 내용은 가맹경기단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현재 징계 절차다.

이런 관례를 깨고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재질의를 통해 징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사무국의 행정에 대해 이사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난상토론 끝에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일주일 이내에 상벌위원회를 연다’는 결정을 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을 보면 이중등록과 관련된 손태진 자신과 삼성 에스원의 지도자들은 모두 징계대상이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선수 손태진은 최소 1년 이상 5년 이하의 선수활동(동호인 포함) 금지가, 김세혁 감독과 삼성 에스원 코치 전원은 최소 2년 이상 5년 이하의 당해 경기단체의 활동 자격정지가 내려지게 된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는 손태진의 선수생명은 물론이고 삼성 에스원 소속 지도자 전원은 사직해야할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이중신분과 관련해 자퇴한 선수는 총 13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실업선수단의 선수와 지도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중신분 문제는 현행 대한체육회 규정과 헌법이 규정하는 ‘교육받을 자유’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발전에 출전을 못할 수 있지만, 자격정지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법원의 결정에 따라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징계수위는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향후 추이를 관망해야 할 사안이다.

김세혁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스스로 심판들에게 갈비와 영양제를 돌린 문제도 상벌위원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김 감독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24명으로 알려진 심판들의 징계도 뒤따를 예정이다. 이들 24명의 심판 중 조장급 심판 6명은 18만원 상당의 갈비세트를, 나머지 심판들은 5만원 상당의 영양제가 택배를 통해 배달됐다. 이번 사건은 선발전 보름 전에 배달됐다는 점에서도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사무국은 구체적으로 누가 무엇을 받았는가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윤리위원회는 이를 안건으로조차 상정하지 않아 사무국과 윤리위원회가 사실상의 면죄부를 준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이사들의 주장이다.

결국 당초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된 것이다. 윤리위원회가 구성되기 전 사무국 관계자는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무국도 윤리위원회도 다루지 않아 이사들의 반발만 키운 꼴이 됐다.

게다가 이 문제로 윤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는 이미 공개적으로 ‘대가성이 충분한 금품’이 오간 상황이 확인된 문제를 윤리위원회에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리위원회가 첫 소집된 날 김정길 회장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김 회장도 이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윤리위원회가 다루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도 사무국에 조사를 지시하지도 않았다는 결론이 된다. 결국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김 회장과 사무국이 김 감독을 비호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다.

마지막으로 지난 8월 14일 MBC에서 방영된 PD수첩 747회 ‘태권도, 올림픽 퇴출 기로에 서다’ 편에서 김 감독이 발언한 ‘귀를 잡아서 청홍을 표시해 승부를 조작한다’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된다.

이는 현재 기술전문위원회 상벌위원장으로 재임 중인 김세혁 감독이 협회를 공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기술전문위원들은 “협회와 기술전문위원회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임원으로서의 품위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니 징계해야 한다”며, 이 발언과 관련해 별도의 징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김세혁 감독은 등록규정 위반, 심판에 대한 로비,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의 세 가지 징계가 가능하다. 만일 앞으로 열린 상벌위원회가 이 3가지를 모두 안건으로 올려 한번에 징계를 결정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 김세혁 감독은 제명을 당할 수도 있다. 일부 기술전문위원과 이사들의 김 감독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파해할 묘수를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올림픽에서 국위를 선양한 태권도인이었던 김 감독이 앞으로 영원히 태권도를 떠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상벌위원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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