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심사비를 인상한다. 양측의 인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양측의 주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도장경영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도장경영을 지원하는 전담부서를 만들고 이를 지원하는 각종 사업을 통해 일선 도장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특히 광고방송과 CF 영상물을 제작, 배포하고, 도장경영 정보지 발간에 해당 예산의 절반가량을 쓸 예정이다.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기별로 예산 사용에 대한 부분은 철저히 감시 감독할 계획까지 세웠다며, 도장경영 지원사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일선 도장의 경영을 지원하는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장경영에 부담이 되는 수수료 인상을 선택한 것은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수수료를 인상할 상황에 인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는 모르지만,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상을 결정하기 전에 일선도장에 미칠 파장을 미리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상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인상으로 일선도장의 심사비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자칫하면 도장경영에 짐만 지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도장경영의 침체를 타개할 새로운 탈출구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웠다는 점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 본다. 이번 인상을 통해 분명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앞서의 대태협과 국기원의 인상은 좀 다르다. 먼저 국기원의 인상배경에는 물가상승과 응심자 수의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 정보화 사업 장비 감가 삼각의 보존이 주요 원인이다. 이중에서 최근 10년 동안 국기원이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국기원측의 설명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밥그릇 유지 이상의 의미는 두기 힘들다.
특히 응심자의 수가 줄어든 것이 수수료 인상의 원인이라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응심자가 줄어들면, 늘릴 대책을 세워야지 수수료를 인상해 수입을 보전하겠다는 발상은 적절치 못하다. 국기원은 도장경영을 개선하기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은 것이 없다. 수입이 줄어들면 당연히 지출을 줄여서 살림할 궁리를 해야지, 수수료 올려서 수입을 유지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또한 정보화 사업 장비의 감가상각 보존도 이해되기 힘든 점이 있다. 장비를 도입하고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지난해에만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전담직원을 충원해 전산화를 통한 인력감축은 고사하고, 몸집만 불렸다.
일선 도장에서 편리하게 심사관련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는 당초의 사업취지는 간데없고, 일선 관장들은 심사때마다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있다. 입력만 컴퓨터로 처리할 뿐 나머지 과정은 모두 기존의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업무처리에서 원서접수만 전산화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유지하기 위한 비용의 일부를 일선 도장에 손을 벌리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처사다. 정보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이유는 예산을 절감하고 업무를 보다 편리하게 처리하기 위함이지, 유지비를 더 내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수수료 올려서 얻는 이익으로 ‘경로당’ 유지하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세계태권도 본부’라고 칭하는 것은 추태에 불과한 것이다. 심사수수료올려 억지로 현상유지하기 보다는 일없이 앉아서 억대 연봉받는 임원을 줄이는 것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일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두 기관의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앞으로 인상한 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이루어지는 심사비 인상인 만큼 두 기관의 관계자들은 인상으로 인해 얻은 수입을 태권도 발전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