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회장이 체육계 자정운동을 위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태권도계의 정화에 앞장서겠다며 가졌던 기자회견(지난달 6일) 이후 요동치던 대한태권도협회의 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13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2007년도 제2차 전체이사회에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임춘길 전무가 참석해 순탄치 않은 이사회가 될 것을 예고했다. 지난 7월 26일 김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공식행사에 49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임 전무는 이날 이사회에서 사무국의 일부 현안 처리 과정과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에 출전하는 4개 체급(남자 -68Kg, +80Kg, 여자 -57Kg, -67Kg)에 대해서는 만일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실패하더라도 체급을 변경하지는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는 체급 선정과 관련해 그동안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로 체급을 변경하자는 일부의 주장을 거부한 것이다. 만일 맨체스터에서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체급은 아시아 예선에 출전해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때 체급은 변경하지 않는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는 올림픽 예선전 출전선수 선발전과 관련해 최근 문제가 불거진 손태진(에스원)의 이중신분 문제와 김세혁 감독이 심판들에게 제공한 금품(갈비와 영양제)과 관련해 협회 사무국의 미온적 대처에 대해 이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 27일 출범한 윤리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김세혁 감독의 금품 제공 문제가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과 손태진의 이중신분 문제를 사무국이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처리한 것에 대한 이사들의 질타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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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회에 앞서 11일 열렸던 기술전문위원회에서도 이중등록 문제는 논란이됐다. |
결국 이사회는 4시간여의 난상토론 끝에 ‘손태진과 김세혁 감독에 대해 일주일이내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처리한다’는 결정을 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가 지난달 23일 상명대학에 통보한 ‘규정위배’ 유권해석에 따른 징계절차를 밟게 됐다. 또한 김세혁 감독도 언론을 통해 일부 심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을 스스로 시인한 상태여서, 소명을 거친 후 이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행정절차 상의 이유로 손태진의 세계예선 출전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사회 시작 전에 관심을 모았던 전국체전에 전자호구 사용 문제는 ‘조건부 사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기술전문위원회 평가회의에서 지적된 8개항의 수정․보완 요청 사항 중 7개항이 이미 수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득점강도 기준설정과 전자호구에 맞는 운영 치침을 개발해야하는 숙제는 남았다.
그러나 이미 개발사인 라저스트는 오는 10월 9일부터 열리는 제88회 전국체육대회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라저스트는 전국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 사항을 충족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표결은 12대 3으로 통과됐다.
새로이 신설된 윤리위원회 규정도 승인됐으며, 오승철 감사가 추가로 위원에 선임됐다. 이는 신설된 윤리위원회 규정 3조 1항의 규정에 따라 위원을 9명까지 둘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오승철 감사의 이번 선임의 배경에는 윤리위원들의 공정성 시비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 태권도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위원들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A위원은 불공정 판정과 경기개입에 대해 직접 김 회장에게 진술했었다. 이 위원은 임춘길 전무을 비롯한 대태협 임원들이 경기에 개입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의 윤리위원 선임은 고소인이 판사가 된 형국으로 윤리위원회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또 다른 B위원의 경우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집행부의 개입을 통해 유리한 결과를 얻은 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 즉 자신이 재직하는 직장과 관련된 의혹을 다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를 비리단체로 규정하는 것이 보수적인 교수사회의 정서에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있다. 또한 반대의 경우로 해당 학교를 옹호하게된다면, 비위사실을 그냥 묵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해당 위원은 자신과 직접 관련된 사건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하든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이사들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윤리위원회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도 전에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결국 이날 대태협 오승철 감사를 위원에 선임하면서 구색맞추기에 들어 간 것이다. 그러나 오승철 전무가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두 명의 위원이 받고 있는 의혹의 눈초리는 쉽게 거두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오승철 전무역시 윤리위원회의 근간 활동과 사무국의 손태진, 김세혁 사건 처리문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윤리위원회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