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가장 강조하는 것으로 선수보호가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반도핑(anti-doping, 약물 사용 금지)이라는 말도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수들의 신체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해 궁극적으로는 선수를 보호의 한 방법이다. 대한체육회도 이를 전국체전에 도입해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입상자를 선정해 반도핑 검사를 실시했다.
이런 추세는 세계태권도연맹도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세계태권도연맹은 선수보호 차원에서 겨루기 경기에서 반드시 마우스피스(mouthpiece)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이는 태권도계가 추구하는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즉 선수들에게 회전 공격이나 상단공격과 같은 고난이도 기술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사용됐다. 올림픽 종목이면서 타격기인 권투에서는 이미 사용된 지 오래지만 태권도에서는 올해가 원년인 셈이다.
이런 전체 분위기에 맞춰 대한태권도협회도 겨루기 경기에서 마우스피스를 도입해야 한다. 이미 세계연맹이 주관하는 모든 국제대회에서 사용되고, 도입 취지가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실시하는 정책인 만큼 실시를 미룰 이유는 없다.
이번 전국체전은 예년의 대회와 달리 많은 상단 공격이 나왔다. 비록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치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상단 공격도 있었고, 선수들간의 충돌도 있었다. 또한 최근 태권도 경기가 선수들간의 접근전을 유도하고 있는 점도 선수들의 충돌에 의한 부상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일정 시간동안 공격을 하지 않으면, 경고를 주는 방향으로 경기규칙이 바뀌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기존보다 격렬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과거와 달리 뒤로 도망가는 것이 엄격하게 규제를 받으면서, 상대를 껴안는 동작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재 경기의 양상이다.
따지고 보면 재미있는 경기는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더욱 부담스럽고, 경기 중 충돌이나 회전 공격 혹은 상단 공격으로 기존의 직선 공격보다 타격의 강도가 높아져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각 경기단체에서 선수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면, 그에 걸맞는 선수들에 대한 보호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들은 심리적인 불안으로 제대로 경기를 하기 힘들 것이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경기 결과만을 놓고 종주국 협회의 자존심을 세울 것이 아니라, 태권도 경기의 활성화와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를 빨리 도입하는 것도 종주국 협회로서 해야할 일일 것이다.
선수들이 입는 부상은 언제나 만의 하나의 경우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비록 불필요해 보일지라도 선수에게 유리한 제도는 남들보다 앞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 이왕 도입할 것이라면, 다가오는 코리아 오픈부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