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사회장 출입구를 봉쇄한 박광열 9단을 경찰관이 막아서고 있다. |
특수목적법인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이 임기 만료(2016년 6월 16일) 하루를 앞두고 개최하려고 한 이사회가 시민단체와 일부 원로들의 오물 투척 및 난동으로 무산됐다.
6월 15일 오전 11시 국기원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국기원 제2강의실에서 ‘2016년도 제2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국기원은 지난 3일 임시이사회에서 오현득 행정부원장을 제4대 국기원장으로 선임한 바 있으며,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재적이사 12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원장이 추천한 이사 4명과 사무처장, 5인의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임임원의 2배수로 이사장에게 추천해 최종적으로 차기 이사회에 이사장이 이사를 선임하고 이를 승인하기로 했다.
이번 2차 임시이사회는 홍문종 이사장이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마지막 이사회로 국기원은 이날 이사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과 더불어 홍 이사장의 후임인 신임 이사장 선출까지 마무리 지으려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9단 원로들은 홍 이사장의 마지막 권한 행사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시민단체라 칭하는 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홍문종 이사장이 임기 만료 하루를 앞두고 측근 김철기 감사를 부이사장으로 만들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려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취지로 이사회 전날인 14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또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문종 이사장의 퇴진을 주장한 박광열 9단 및 국내 원로 사범들 역시 “홍 이사장이 이사를 선임하고 후임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5일 오전 10시부터 국기원에 모여 홍문종 이사장의 퇴진과 이사 선임 및 이사장 선출 반대, 김철기 부이사장 선임 반대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벌였으며,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김덕근 대표와 박광열 9단 등은 국기원 이사회가 열리는 장소인 제2강의실 출입구를 봉쇄하고 입구에 주저앉아 “홍문종이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국기원 이사회 개최를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다. 이사회를 준비하는 직원들과 강의실 출입구를 봉쇄한 김덕근, 박 9단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욕설 및 몸싸움이 발생한 것.
특히 오대영 사무처장과 이종갑 기획전략팀장의 경우 강의실을 봉쇄한 시민단체 및 원로들에게 정중히 밖으로 나가 줄 것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원로들이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으며, 사전에 준비한 계란, 오물 등을 투척해 피해를 입는 일도 발생했다.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는 시민단체와 원로들의 행동에 이사회를 위해 국기원을 찾은 임윤택, 안병태, 윤상호, 김상천 이사는 오현득 원장, 김현성 연수원장 등과 함께 국기원장실에서 대책을 논의했으며, 홍 이사장의 경우 국기원 인근에서 국기원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자, 시민단체 및 원로들의 항의 행위로 인해 이사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한 국기원은 홍 이사장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 했고, 결국 홍 이사장은 유선연락을 통해 국기원에 이사회 개최를 취소함을 통보했다.
홍 이사장은 ‘태권도인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서신을 통해 “오늘 이사회는 이사분들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중지를 모아 태권도 발전과 위상, 화합을 위해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본인은 지난 5월 30일 태권도인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자료에서 중요한 현안을 마무리 짓고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그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 선임과 후임 이사장 선출을 마무리하려 했다. 후임자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많은 태권도인들께서 후임자에게 맡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주심으로써 본인은 더 이상 국기원의 임원 선출 등에 관여하지 않고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본업인 정치인으로 돌아가 국민들께 더 크게 봉사하는 방인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며 “비록 국기원 이사장직을 떠나지만 태권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처음 본인이 국기원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와 같음을 말씀드린다. 본인은 국기원 이사장직을 물러나더라도 국기원과 태권도 발전을 위해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상근직 2명을 포함해 6명의 이사는 이사회 개최여부를 떠나 국기원에 와 있던 방면, 홍 이사장을 비롯해 김태일, 김철오, 황인식, 황인정, 이철규 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석연치 않은 사유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사들이 국기원장실에서 대책회의를 진행할 때 김덕근씨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원장실로 강제 진입하려고 해 경찰과의 충돌도 있었다. 김 대표는 복도에 마련된 소화기를 들고 강하게 문을 내리쳤으며, 임윤택 이사를 향해 “임윤택 나와라, 임윤택 나와”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임 이사는 원장실에서 나와 “내가 임윤택이다. 이리와라 누가 나를 불렀냐?”고 응수했다. 하지만 아무도 임 이사 앞에 나서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 임 이사가 본인을 향해 고성을 지른 시민단체를 찾았지만 해당인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사회 취소가 결정되자 임 이사는 “홍 이사장 3년 임기동안의 공과 실을 떠나 태권도계가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고 떠나 보냈어야 하는데 갈등과 내홍만 보여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그래도 본인의 권한 행사를 뒤로하고 깨끗하게 태권도 발전을 위해 이사회를 강행하지 않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줘 정치인으로서 옳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기원은 아직 차기 이사회의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다만, 오는 10월 15일부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가 재적이사 중 8명이나 있는 만큼 신임이사를 대거 선임하는 방식이 아닌, 이사장 후보를 물색해 신임 이사장만을 선출 한 후 2개월 전 선임이라는 정관에 따라 오는 9월 이전 임기만료 이사들의 연임 문제와 신임 이사 선임 건을 함께 다룰 것으로 보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