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 - 이례적으로 언론 공개 하루만에 관련자 직무정지 결정, 관할서 수사의뢰
이상헌 처장 “김 전 감독이 개인적으로 협찬받았다고 선수단과 임원 회식비로 써달라고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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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태권도협회 이상헌 제1사무처장이 2019년도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과 관련해 의혹의 대상자로 지목됐다. |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최창신)가 태권도바로세우기사범회(회장 김창식)를 통해 제기된 2019년도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인 이상헌 제1사무처장을 직무정지했다.
사범회 김창식 회장은 2월 13일 KTA 이사회가 열리는 한 식당을 찾아 국가대펴 지도자 선발의 비리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은 김종기 전 국가대표 감독과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기력향상위원회 소속 부위원장 A씨와의 대화가 담긴 것으로 A씨는 지난 1월 30일 열린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을 위한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이 처장이 선발인원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경기력향상위원들에게 지도자 선발 평가에 앞서 보여줬음을 주장했다.
A씨의 주장은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에 이 처장이 개입하여 사전에 선발인원을 정했다는 것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날 사범회는 녹취록과 함께 녹취록의 근거가 된 녹음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A씨는 김 전 감독과의 대화에서 “말로 안하고 이렇게 돌리다. 명단을 그니까... 이렇게... 이렇게 명단을 보여주고...”라면서 “그렇게 딱 명단을 보여주고 제가 그래서... 이름을 보여주는 거에요. 나한테만 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또 “그래서 저도 앉아 있으면서 이거를 그냥 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야 되나 진짜...”라며 “이게 대한태권도협회.. 그 조직 자체가... 너무 회의감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사범회는 이외에도 김 전 감독이 이 처장에게 한화 300만원에 달하는 미화를 전달한 금품수수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는 김 전 감독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이 처장이 “회장님에게 인사 좀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요청해와 한화 300만원을 미화로 환전해(약 2,800불)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단이 출국하는 시기인 2018년 8월경 인천공항에서 이 처장에게 금원을 전달했다가 2개월 후인 10월경 국가대표 코치 모씨로부터 “현금 300만원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사범회는 이 녹취를 입수한 후인 2월 7일경 KTA에 방문해 최창신 회장, 이 처장 등과 면담을 갖고 비리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이 전 처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들의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김종기 전 감독에게 금원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인원을 미리정해 경기력향상위원들에게 주문했는가? 2가지다.
이 처장은 김 전 감독의 금품전달 의혹에 대해 “김 전 감독이 먼저 개인적으로 협찬을 받았다고 자카르타에 가서 우리 임원들과 선수들 회식비로 쓰자고 주더라. 받아보니 2,800불 정도였다. 당시 선수단이 출국을 할 때라서 OOO 국가대표 코치에게 이 내용을 얘기했다. 모 코치도 옆에 있어서 이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전 감독은 나한테는 중, 고, 대학 1년 선배다. 또 해병대도 선배다. 이런 얘기가 나와서 좀 그렇다. 인간적으로 그러한 관계인데 내가 그렇게 요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그런 선배가 개인적으로 협찬을 받았다고 해서 아시안게임은 겨루기뿐만 아니라 품새 선수들도 있고 인원도 많으니 회식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현지에서도 선수들이 외부에서 2일정도 있다가 전부 선수촌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따로 회식을 하고 할 상황이 아니라 그러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국가대표 선수 음주운전사건, 그랑프리 등등 업무가 몰리면서 나도 그걸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던 중 김 전 감독과 코치가 협회에 와서 모 코치에게 선수단 회식을 하던가 하라고 김 전 감독에게 주라고 했다. 그게 전부다. 다만 바쁜업무로 인해 미쳐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줬다. 그게 문제가 된다면 그건 내가 개인적으로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에게도 물어보면 알겠지만 그날 먼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과 관련해 2016 리우올림픽 출전선수와 2020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 선수를 비교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속 현황을 물어보는 질문이 나와 어떤 선수는 어디 소속이고 어떤 선수는 대학생인데 소속팀이 어디로 결정됐다는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한 내용은 우리가 경향위에게 참고자료로 주기도 했다. 하지만 선발될 지도자 명단을 돌리거나 미리 정해놓고 하지는 않았다”며 “다른 위원들에게도 물어보면 알겠지만 지도자를 정해서 오더를 줬다더니 이러한 일은 없다. 기본적으로 사무처에서 회의에 필요한 자료만을 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이외에도 최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과정에서 일부 위원은 경향위의 회의 종료 직전 최 회장이 회의실에 들어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이 잘 됐다고 하던데 모두 고생을 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평가점수가 집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 회장이 선발 인원을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상황.
이 처장은 “그 자리에 내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얘기한 위원이 있다면 말을 잘못 들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점수가 어떻게 나왔는지 우리 직원이 집계하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회장님이 알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사범회는 대한체육회 인사총무부에 '대한태권도협회 고위 임원의 부정과 비리 은폐에 따른 조사 및 감사 촉구' 제목으로 민원을 접수했고, 14일 KTA는 이 처장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관할서에 해당 사건의 수사를 의뢰했다.
KTA는 “이번 사건이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에 손상을 끼쳤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 이 문제를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처리하려는 뜻과 자세로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조사해 타당성과 합리성을 두루 갖춘 후속 조치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