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KBS를 통해 방송된 ‘태권도 승품심사비, 왜 이렇게 비싼가?’라는 프로그램이 국기원에서 정보를 제공해 제작됐다는 사실이 이번 양심선언 과정에서 공개됐다.

이날 참석한 기자들에게 답변을 하고 있는 장호범 관장.

장호범 관장은 “이 처장이 지도자 연대 통해 내(이근창)가 작업 다했다고 말했다”며, 당시 방송에 국기원이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일선 관장들이 지나치게 많은 심사비를 받는다는 내용으로 방송이 나간 후 일부 도장에서 학부모들이 심사비를 납부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당시 대한태권도협회 산하 도장지원특별위원회에서도 방송내용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면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이 방송이 국기원 사무처장인 이근창 씨가 직접 기획하고 방송되도록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이근창 실장.

당시 방영된 내용은 국기원이 책정한 심사비보다 시도협회가 더 많은 심사비를 받고 있다는 점과 일선 관장들이 터부니 없는 가격을 책정해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장 관장의 양심선언으로 국기원이 일선 도장의 경영을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불리한 내용만을 일방적으로 알렸다는 데 많은 관계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근창 사무처장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자신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서울시의 심사권을 박탈할 계획을 국기원이 가지고 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이는 국기원이 앞으로 시도협회에 위임했던 심사권을 직접 행사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시도협회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기원이 시도협회를 직접 운영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에 대해서 당사자인 서울시협회는 즉각 반발했다.심사 수수료 수입으로 운영되는 국기원의 직원이 일선 관장들의 도장운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방송을 직접 기획하고 방영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여파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향후 공개될 녹취록의 원본을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미뤄보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국기원의 시도협회 심사 개입은 적지 않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