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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열린 국기원 임시 이사회에는 재적이사 18명 중 15명이 참석했다. |
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김주훈, 원장 강원식)의 신임 연수원장으로 오현득 前 상임감사가 추천됐다.
국기원은 31일 삼정호텔에서 ‘2011년도 제2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오현득 전 상임감사의 이사 선임을 가결 통과시켰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번 회의에는 재적이사 18명 중 15명(오지철, 한국선, 이승국 이사 불참)이 참석했으며, 오현득 감사는 이사장에게 상임감사직 사의를 표명한 상태로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회의에 앞서 강원식 원장은 “이만재 이사의 사임과 송봉섭 연수원장의 임기 종료로 후임 연수원장의 선임이 당면과제로 떠 올랐다”며 “국기원이 재단법인에서 법정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특수법인 전환이 정부에서 주도하는 모양새를 보이게 됐고, 상임감사제 도입도 그 연장선의 일환으로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정황상 상임감사를 존속하는 것은 극심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우려가 있는 가운데 최근 4~5명의 이사들이 연수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무성한 소문과 추측이 난무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그릇된 관행속에서는 태권도, 국기원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고 생각함은 물론 거론된 분들 중에 어느 한사람만을 연수원장으로 선임할 경우 이사들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고민 끝에 상근임원을 하나라도 줄여 예산을 절감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현 상임감사를 연수원장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이사장과 논의해 오 감사를 이사로 추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오 감사는 현재도 대학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자유총연맹 연수원장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연수원장직을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수행하면 국기원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해 보았다. 이사들이 사심을 갖지 말고 나의 고심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행부의 강행 의지와 달리 일부 이사들은 연수원장의 상징성 및 자격요건을 들며 오현득 감사의 이사 추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규석 이사는 “원장이 고심 끝에 판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국기원 연수원의 교육 대상자들은 4단부터 9단까지 다양하게 있다. 국기원은 태권도인들의 성지로 예의범절을 지키고 정신을 지켜야 하는 곳인데 과연 그분이 그러한 자질을 갖추었는지 또 사범자격증을 발급하는 중요한 업무도 하고 있는데 당사자는 자격증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오 감사의 이사 추천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이에 김주훈 이사장은 “오늘은 이사 선임 결정만 하면 된다. 연수원장은 교육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행정을 하는 자리다. 교육은 강사나 또는 교수들이 나와 하면 된다, 연수원장은 행정을 하는 자리다. 내가 알기로는 (오현득 감사) 5단을 가지고 있다. 5단이라고 연수원장을 못하고 6단이라고 못하는 것은 아니다. 꼭 9단이라고 원장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이사는 김 이사장의 일방적인 진행을 꼬집으며 “한 사람은 찬성, 한 사람은 반대를 말하는데 이사장이 나서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가면 진행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찬반논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사장이 이러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사 추천에 반대하는 이사는 이규석 이사를 제외하고도 여럿 존재했다.
이규형 이사도 “상임감사제를 선임했다가 6개월만에 없애는 것은 좋지 않다. 난 상임감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사에서 상임감사로 다시 이사로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사 추천에 반대다”라며 “연수원은 4~9단까지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솔직히 9단 이상자가 해야한다는 바램이 있다”고 반대의견을 보탰다.
김명수 이사도 이들의 반대 의견에 힘을 실었다. 김 이사는 “난 상임감사제도 반대했던 사람으로서 불과 몇 개월 전 정관을 개정하고 상임감사를 선임하더니 이제와서 이를 다시 연수원장으로 선임하려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사 추천에 반대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반대의견의 마지막은 임신자 이사의 발언이었다. 임 이사는 “국기원은 다른 단체와 달리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오 감사의 이사 추천은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태권도인들이 생각하는 국기원은 상당한 기대치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기원은 그런 것들과는 상반되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위상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본다”며 “연수원장은 국기원 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만 생각하지 말고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바라보는 국기원을 생각해야 한다. 연수원을 대표하고 국기원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의 선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 감사를 제외하고 현재 여기계신 이사들 중에도 아직까지 도복을 입고 교육을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계신분들이 많다. 정치적, 조직적 차원을 떠나 태권도를 위한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자신의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반대 의사를 전한 이사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사람됨됨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국기원 연수원은 World Taekwondo Academy(WTA)로 가기위한 시기다. WTA가 정립될 때까지는 그러한 상징적인 의미 보다는 운영측면에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WTA가 출범하면 당연히 고단의 자격에 교육 역량이 뛰어난 상징적 의미의 원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중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의 말을 한 분도 있다. 또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한 이사도 있다. 지금의 국기원은 그러한 것들을 떠나 명분만을 내세우지 말고 운영측면에서 고심해야 한다”고 원활한 선임을 당부했다.
이사들간 찬반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사회는 정회를 거쳐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반대의사를 가진 이사들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김주훈 이사장과 강원식 원장은 20분여 정회시간동안 이들을 설들하기 위해 다시금 자신들의 의지를 피력했고, 노순명 이사 등도 집행부의 의견을 존중하자는 의지를 들어냈다.
결국 국기원 이사회는 이사들간의 이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비밀투표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사들이 오 감사의 이사 선임을 무기명으로 투표해 찬반을 가려 승패를 따르자는 것이었다.
이사 선임은 정관상 재적이사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가결 처리된다. 이번 이사회에 참석한 인원은 재적이사 18명 중 15명으로 6명 이상이 반대하면 오 감사의 이사 선임은 부결되는 것이다.
이규석, 이규형, 김명수, 임신자 이사 4명만이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투표가 시작됐고 결과는 찬성 10표, 반대 5표로 오 감사의 이사 선임은 가결 통과됐다.
1시간 30분만의 회의가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이사회 직후 국기원은 이근창 전략기획처장의 브리핑으로 이날 상황을 전달했다.
이 처장은 “원장께서 예산절감, 정치적 영향 방지, 이사회 내 갈등 예방 차원에서 오현득 상임감사를 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상임감사직 사표 수리 및 이사 취임 승낙 등이 절차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고 전했다.
오현득 이사는 이사회 직후 “아직 연수원장으로 선임된 것이 아니기에 연수원장직을 운운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오전에 이사장에게 사퇴의사를 전했고 이사회 직전 사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이 연수원장 선임을 위해 오현득 감사를 이사로 추천한 바 오 감사의 연수원장 취임은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결과를 전해들은 태권도계 중진은 “반대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4명의 이사들이 태권도인의 자존심을 지켰다”면서 “나머지 이사들은 국기원을 태권도인들로부터 더 멀리 떨어지게 한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진은 “국기원이 어떻게 가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부 이사들이 우유부단한 태도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 태권도인이면 자신들의 의지를 내세워야지 눈치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조직개편 이후 국기원은 또 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당인으로 분류되는 오현득 이사의 연수원장 선임이 확실시 되면서 집행부의 갈등 확대 및 인사 선임 미비 등이 우려되고 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