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에서 선보인 대도의 전자호구 |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정원)의 공인을 받은 두 개의 전자호구 업체인 라저스트(LaJUST)와 대도(Daedo)가 2012년 런던올림픽 채택을 위해 경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대도인터내셔날(대표 박찬욱)은 이메일을 통해 “월드컵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자사의 전자호구를 사용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구두로 재차 확인을 해봤고 조직위원회에서 우리에게 전자호구 물품 주문을 해왔기에 우리의 전자호구 사용이 확정적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WTF측은 “조직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우리에게 보고하는 절차가 남아있다”며 “아직까지는 어떠한 전자호구를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바가 없고 우리에게 보고도 오지 않은 상태라 확인할 수 없다”고 대도측이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간 이후 라저스트(대표 김종대)는 WTF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라저스트측은 "2006년 전자호구 공인을 취득하면서 2012년 까지 WTF가 자신들의 승인대회 중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대회에는 라저스트를 추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만약 대도측의 제품이 사용된다면 WTF에 계약 불이행으로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잡을 수 없는 양측의 주장은 전자호구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고, WTF 또한 당시 라저스트의 법적대응에 준비하는 제스쳐를 보였다.
라저스트는 7월초 이메일을 통해 WTF가 월드컵 대회 조직위원회에 보낸 공문 한 통을 보내왔다. 이 공문에는 WTF가 라저스트의 전자호구를 사용할 것을 추천하는 공문이었다.
이러한 공문은 라저스트와의 계약 중 ‘WTF가 자신들의 승인대회 중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대회에는 라저스트를 추천한다’는 것을 이행하는 것으로 주위에서는 라저스트의 법적대응에서 불리할 것을 고려해 이 같은 급급하게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라저스트의 제품을 월드컵에 추천하고 조직위원회에서 이를 사용하기로 확정하자 이제는 대도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대도측은 “과연 WTF의 정책이 무엇이냐?”며 WTF에 공문을 발송하고 자신들의 이의제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대도측이 WTF에 제기한 이의 내용은 크게 2가지로 첫째, ‘WTF의 전자호구 공인 업체로 어떠한 근거로 라저스트의 월드컵 대회 사용을 추천했는가? 라저스트의 계약은 A급이고 우리와의 계약은 B급이었는가?’ 둘째, ‘WTF가 승인한 대회 전자호구의 사용은 경쟁입찰과정을 통해 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왜 이번 대회는 그러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나? 조정원 총재의 서신을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다.
두 업체간의 경쟁이 네거티브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한 관계자는 “WTF의 안일한 태도가 오히려 공인 업체간의 선의의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첫 공인 업체인 라저스트의 계약은 사실상 독점계약으로 WTF가 새로운 공인업체를 선정했으면 이 계약에 대해서 일부 수정을 통해 자유경쟁체제를 만들어 줬어야 한다”고 WTF내의 전자호구 관리 시스템 부족을 지적했다.
현재 WTF에는 IOC위원이자 WTF 부총재인 이반 디보스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자호구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위원회에 실질적으로 두 업체의 전자호구를 비교하고 맹점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다. 물론 전자호구로 인해 대회의 시시비비가 발생하고 문제가 확대됐을때에 위원회와 위원들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WTF가 판정시비 해결을 위해 꺼내든 마지막 카드가 전자호구인 만큼 위원회는 전문성을 띄고 있어야 한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 ‘경험’하고 발전하는 동물이기에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받아들 일 수 있다. 하지만 WTF는 이러한 ‘실수’ 조차 용납할 수가 없다는 방침을 정하고 전자호구라는 히든카드를 태권도의 종속이 걸려 있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사용했다. 전자호구의 성공여부에 태권도의 잔류가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태권도의 생존이 걸려있는 올림픽을 위해서라도 WTF는 전자호구특별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해 전문가 집단으로 구축해야 한다. 전자호구를 실질적으로 테스트하고 세분화한 스펙을 마련할 수 있는 집단으로 위원회를 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두 개의 전자호구 공인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선의의 경쟁으로 전자호구 시스템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WTF이기 때문이다.
대도측의 이의제기에 WTF가 어떠한 답변을 내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진우 기자, tkdtimes@paran.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