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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남도태권도협회 나동식 회장(우)이 대한태권도협회 김무천 사무국장(좌)에게 회장 직무 연장 논란에 대해 따져묻고 있다. |
대한태권도협회(KTA)의 원칙 없는 행정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어정쩡한 KTA의 행정이 원인이 되어 선수들에게 평생 단 한번밖에 없는 은퇴식이 처참히 짓밟히는 상황도 발생했다.
KTA는 자신들이 정한 정관에 따라 회장을 비롯한 전 임원의 임기가 지난 9월 5일자로 만료됐다.
대한체육회는 집행부 공백을 우려해 ‘회장선거관리 및 임시운영위원회’라는 지침을 내렸고,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어 집행부 공백이 발생함으로 임시운영위원회를 꾸려 회장 선거까지 업무 공백을 메우도록 했다.
KTA는 대한체육회의 지침에 따라 9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임시운영위원 3인(김경덕, 최창신, 노순명)을 선임했다. 7인에서 15인 이내의 위원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지침에 따라 임시운영위원을 총 9명으로 정하고, 이사회에서 선임된 3인이 추가로 6명의 위원을 선임해 임시운영위원회 구성을 마치도록 했다.
대한체육회는 KTA가 임시운영위원회 구성을 마친만큼 모든 임원의 임기는 9월 5일자로 만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및 모든 임원이 임기만료로 인해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간주한 것.
그러나 KTA 사무국은 임시운영위원 3명이 선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임시운영위원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국방부장관기대회에 대회장을 9월 5일자로 임기가 만료된 이승완 전 회장으로 두는가 하면, 개회식에서 당당히 KTA 현 회장으로 소개하고 대회사를 낭독토록 했다. 또 임기가 만료된 회장의 이름이 적힌 상장을 그대로 수여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9월 24일 열린 광주광역시태권도협회 회장 이취임식에는 이승완 전 회장이 KTA 현 회장 자격으로 참석하는가하면, KTA 사무국에서는 해당 취임식에 ‘회장 이승완’ 이름으로 축하 화환까지 보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시도협회를 중심으로 “KTA 사무국이 정관을 위반하고 원칙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대됐다.
KTA 김무천 사무국장은 “대한체육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임시운영위원회 구성도 전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고 또 전 회장이 인수인계 등을 해야 할 필요도 있어 임시운영위원회 구성이 전부 이루어질 때 까지 회장 역할을 수행하는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본지가 임원의 임기 및 인준 등을 관리감독하는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에 확인해 본 결과 KTA와 대한체육회의 ‘협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 양우영 과장은 “대한체육회와 협의를 통해 회장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 맞느냐?“라는 본지의 질문에 ”도대체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 9월 5일자로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및 모든 임원의 임기는 만료됐다. 어떠한 것도 대한태권도협회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우리는 회장선거관리 및 임시운영위원회 지침을 내렸고, 대한태권도협회는 이에 임시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보고했다. 그럼 우리가 보낸 지침에 따라 운영하면 되지 전 회장에 계속 직무를 수행한다는 등의 협의는 전혀 진행한 바가 없다”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국장에게 “협의를 했다는데 그럼 누구랑 협의를 했다는 것이냐? 체육회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협의를 했다면 그 근거를 좀 보여달라”고 질의했지만, 김 국장은 “됐다.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고 대답을 회피했다.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한서대학교에서 진행중인 ‘제97회 전국체육대회(태권도)’에서는 KTA의 안일한 행정처리로 인해 선수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도 발생했다.
9일 오후 경기장에서는 이번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손태진(삼성에스원)과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KTA 사무국은 이날 은퇴식에서 이승완 전 회장이 선수들에게 기념패를 수여하고 꽃다발을 증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9월 5일 임기가 만료된 이 전 회장을 소개하면서 현 회장으로 소개하고, 기념패에도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이승완’이라고 기재해 마치 현작 회장이 은퇴식을 주관하는 것처럼 처리했다.
이때 충청남도태권도협회 나동식 회장이 나섰다. KTA 사무국이 원칙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 위해서였다.
나 회장은 김 국장을 향해 “누가 회장이냐? 누구 맘대로 회장이야?”라면서 “사무국장이 말이야 편파적으로 행정을 처리하고...” 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 국장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당신도 회장 아니야 회장 당선인이지”라면서 따져 물었고, 이에 나 회장은 “그래 나 회장 아니다. 당선인이다. 내가 회장이라 그랬냐?고 응수했다.
둘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자 주위에서는 이를 말리기 시작했고, 김 국장측 인원이 나 회장을 막아서자 경기장에 있던 10여명의 충남 임원들이 나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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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9월 5일 이승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버젓이 10월 9일자로 수여되는 기념패에는 이승완 전 회장은 현 회장으로 기재해 놨다. |
임시운영위원회를 구성해놓고도 임기가 만료된 회장을 사무국이 버젓이 현 회장으로 대우하다보니 시도협회 관계자들의 비난도 극심해졌다.
심지어 이 전 회장, 김 국장등과 우호적인 관계인 시도협회 관계자들 조차 “해도 해도 너무하다. 회장이면 어떻고 전 회장이면 어떠냐? 하루 이틀 더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 욕심을 버리면 될 것인데 회장이 뭐라고...”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건지 어떻게든 회장을 하루라고 더 하려는 사람이나 또 이를 할 수 있다고 우기는 사람이나 똑 같은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KTA 사무국을 향한 비판이 확대되다보니 KTA는 전국체전 경기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임기만료 회장 직무 연장’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10일 임시운영위원회 소집 연락을 취했다. 지난 9월 21일 임시운영위원으로 선임된 3명이 추가 6명의 위원을 선임해 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KTA는 사전에 이러한 논란을 충분히 예견하고 예방할 수 있었다.
임시운영위원회 역시 시간상으로 충분이 가동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국체전까지 약 보름기간을 허무하게 방치하면서 KTA 사무국의 무능력함을 보여줬고, 결국 태권도계 갈등과 불화를 조성했다.
KTA의 원칙 없는 행정은 이번 한번뿐이 아니다. 전 김태환 회장 시절부터 이승완 회장 체제까지, 또 통합과정에서도 사무국의 원칙 없는 행정으로 인해 이사회와 대의원총회가 파행으로 치닫는가 하면 각종 민원이 발생하도록 원인을 제공했다.
사고는 발생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또 책임을 묻는 사람도 없다.
알지만 모른 척 하고 묵과하는 사이 KTA의 원칙 없는 행정은 또 다른 피해를 야기시키고 있으며,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