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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3/09  태권도CNN
전자호구 도입위한 선결과제
도복규제 ‘시급’ 일부기술 ‘사용자제’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열린 WTF 전자호구 국제태권도대회는 전자호구의 현재 상황을 분명하게 보여준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LaJUST(이하 라저스트)의 전자호구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점만을 보여주고 말았다. 말그대로 ‘실패’로 끝난 첫 시험무대를 통해 향후 전자호구가 가야할 길이 생각보다는 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자호구의 도입을 ‘기존의 호구를 전자호구로 대체한다’라는 식의 단순한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것은 호구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도복과 기술에 걸친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발생한 문제점을 통해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점들을 살펴본다.

●센서식의 태생적 한계
센서방식이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는 밀어차기와 돌려차기 기술을 통한 득점획득을 용이하게 할 전망이다.
먼저 발등차기는 공격시 접촉하는 센서의 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즉 강도가 약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넓은 부위에 걸쳐 센서가 접촉하면 득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센서가 많은 부위인 발등부분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서 뒤차기는 자칫하면 센서가 없는 부위로 맞을 수가 있다는 점에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을 권장한다.

척추를 중심으로 양쪽은 허용부위지만 라저스트의 호구에는 센서가 없다. 따라서 돌려차기를 너무 깊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여기에 밀어차기처럼 접촉시간을 늘려주면 보다 효과적이다.
허용강도가 10이라고 가정하고, 최초타격으로 9의 강도를 주면 득점이 되지 않는다. 이때 이미 접촉이 이루어진 순간에서 계속적으로 밀어주면 득점이 될 수 있다. 밀어주는 동안 추가 강도가 1이상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득점이 되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타격후 밀어주는 효과로 인한 강도의 증가가 원인이다. 이는 고장이나 이상상황이 아닌 정상상황이라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기술이다.

또한 발등보호대에 센서를 부착하기위해 기존의 발등보호대보다 많은 부위를 덮어 미끄럽다는 점을 감안해 연속공격은 자제해야한다. 자칫 발차기 도중 넘어질 경우 경고를 받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복의 규제
라저스트 전자호구는 센서반응식이다. 이에 따라 손/발등보호대에 부착된 센서와 몸통과 머리부분에 부착된 센서가 서로 접촉해야만 반응을 한다. 이는 주먹공격과 발차기공격을 구분하는데 가장 용이한 방식이다.

그러나 양측센서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반응은 필연적인 한계를 가진다. 먼저 경기중에 수비하는 선수가 자신의 호구 센서부위를 가리는 것이 방어가 된다. 이는 기존의 방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선수들이 입고 있는 도복상의의 소매가 넓게 되어 있다. 세계연맹 규정에는 이를 제한하고 있지 않아, 선수들이 착용한 상의의 소매둘레 길이는 제조사마다 제각각이지만 대략 30cm정도다. 이는 기존의 호구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필요이상으로 넓은 소매의 부분이 몸통센서를 가릴 경우, 정상적인 타격이 나오더라도 센서가 반응하지 않아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한다.

또한 길이도 규제해야한다. 현재 도복소매의 길이는 대부분 손등을 덮고 있다. 이는 자칫하면 주먹공격에서 부착된 센서를 덮어 득점이 나오지 않게 할 우려가 있다.
대회 둘째날 선수들은 도복 하의 밑단을 접어 센서가 완전히 노출되도록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복소매의 넓이와 길이를 규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소매길이는 손목까지로, 둘레길이는 15cm 이내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들이 도복하의를 길게 입는다. 뒷꿈치를 기준으로 바닥에 닫거나 실제길이는 더 긴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발차기에서 뒷꿈치의 센서를 덮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하의의 길이는 복사뼈(복숭아뼈)까지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유효하지 않은 공격의 인식
대회 첫날 연맹 관계자들을 긴장시킨 것은 클린치 상태에서의 주먹공격이 모두 득점으로 인정된 것이다. 경기진행과정에서 일어난 예측하지 못했던 오류다.
대회 첫날 이탈리아 선수는 클린치 상태에서의 옆구리 공격으로 5점을 허용해 패했다. 이에 항의하는 이탈리아 선수단 코치.

이런 상황은 시연회 과정에서는 일어난 적이 없어, 라저스트측은 물론 연맹측도 당황했다. 연맹측은 둘째날인 5일의 경기에서는 아예 주먹센서를 빼고 경기를 치러 둘째날 경기는 ‘태도(跆道)대회’로 치러졌다.

주심의 갈려가 선언되기 전까지 전자호구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문제가 되는 클린치 상태에서의 득점인정으로 첫째날 ‘라저스트가 지나치게 반응수준을 낮춘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으나, 라저스트측은 “정상적으로 세팅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 라저스트측은 원인을 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대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고르지 않은 강도인식
라저스트는 몸통보호대만 공인을 받은 상태.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공인되지도 않은 머리보호대가 사용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남자 -68Kg급 경기에서 한국의 이인규와 이란의 엘리카니는 30분 동안 경기를 치렀다. 4회전인 서든데스 상황이 무려 20분 이상 계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인규는 얼굴공격을 4번이나 성공시켰지만, 전자호구는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이는 머리보호대의 반응이 고르지 않게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중 양선수가 득점이 나오지 않자, 경기를 중단하고 전자호구를 검사하는 모습.

이런 현상은 몸통공격도 마찬가지. 일부 경기는 양측 선수들이 3회전을 치루는 동안 점수가 한점도 나오지 않았다. 부랴부랴 전자호구를 점검했지만, 이상은 없었다. 결국 전자호구의 셋팅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호구의 센서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고장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는 계속 진행되야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두 선수가 모두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일 한 선수만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득점이 나오지 않은 선수는 억울한 패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라저스트 전자호구의 품질이 아직 전체적으로 고르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현상으로 추후 보다 엄격한 품질 관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개선이 시급한 디자인
마치 양궁의 과녁판을 연상시키는 센서. 현재 인정부위의 일부만을 덮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의 호구는 외형적으로도 많은 보완이 요구된다. 전자호구의 도입을 통해 관중의 흥미를 끌어야 함에도 이번에 선보인 전자호구는 외형에서 기존의 호구보다 떨어진다.

특히 몸통보호대의 전체 색과 센서의 모양이 마치 양궁의 과녁처럼 보인다는 점은 자칫하면 전자호구로 진행되는 대회를 ‘센서맞추기 대회’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또한 현재 센서의 전체 넓이가 기존의 허용부위와 비교했을 때 80%이하라는 점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는 첫 시연회가 열린 2005년부터 제기됐던 문제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저스트의 기술적인 한계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머리보호대가 선수의 시야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디자인의 대대적인 수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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