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를 둘러싼 3개사의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이하 세계연맹)의 기본방향에서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하다. 따라서 언제가 되더라도 전자호구가 겨루기 경기에 도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3개사 중 누가 올림픽에서 사용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3사는 모두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3개사의 상황을 통해 향후 전망을 예측해 본다.
■LaJUST
이미 지난해 9월 공인계약을 체결한 LaJUST는 선두주자로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오는 3월에 열리는 시범대회를 무사히 치르고 세계태권도연맹의 승인이 있을 경우, 올해 열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전자호구를 사용해서 치를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베이징 올림픽은 전자호구를 사용한 첫 올림픽 대회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과정을 모두 치르기에는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당장 시범대회가 3월 4일과 5일 열린다. 이를 평가해 5월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간략하게 WTF Council을 통해 처리할 수 있지만, 경기규정과 심판관련 규정 등의 검토와 개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시간이 촉박해 실현은 힘들 전망이다.
또한 현재 LaJUST는 부심용 채점기를 개발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아직 공인되지 않은 머리보호대를 시범대회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시범대회가 기존의 세계연맹 경기규정에 따라 치러질 경우 대회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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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베트남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선보인 LaJUST의 전자호구, 다른 두 업체와 달리 전자호구의 외양이 기존의 호구와 다르다는 점은 향후 LaJUST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
또한 기존의 호구와 전혀 다른 LaJUST의 전자호구 디자인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다. LaJUST측은 오는 4월 대량생산을 통한 시장 판매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개발된 전자호구 중에는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는 경쟁사에 비해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TM 혹은 Adidas
ATM은 선두주자인 LaJUST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시연회를 통해 ATM은 더 이상 ATM이 아니다. 이제는 전자호구와 관련해서 스스로를 Adidas(이하 아디다스)라고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스포츠 용품업계의 양대 산맥인 아디다스가 전면에서 전자호구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주관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아디다스측 관계자는 시연회에서 “아디다스는 WTF의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혀, 단순히 전자호구의 공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세계연맹의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미 세계 스포츠계, 특히 IOC에서 아디다스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세계연맹으로서는 아디다스의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다. 아디다스가 적극적인 지원을 펼 경우 2009년 올림픽 프로그램 투표에서 태권도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점은 세계연맹의 입장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디다스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디다스는 “자신들과 손을 잡는 것은 달리는 기차위로 뛰어오르는 것”이라며, 전자호구를 매개로 “태권도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작년 5월 모나코에서 열린 모나코 국왕배 대회(Coupe Prince Albert II de Monaco) 와 지난 21일 끝난 호주 청소년 올림픽 축제(Australian Youth Olympic Festival)에서 아디다스의 전자호구로 모든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부터 일부 국가협회에 전자호구를 기증해 국가대표를 상대로 훈련에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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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M은 여전히 주먹공격과 발공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ATM측은 “세계연맹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선수들간의 충돌로 득점이 인정되는지를 확인하는 모습. |
또한 현재 대량생산을 진행 중이다. 아디다스측은 “오는 3월 전세계에 동일가격으로 동시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의 전자호구가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일 전망이다. 부심용 채점기도 이미 기존에 개발한 품새용 채점기와 같이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을 응용한 조이스틱 형태로 개발된다.
그러나 여전히 주먹공격과 발공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점은 실험실 평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다른 두 개사가 이미 구분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인에 최대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측은 “충격후의 파형의 패턴을 통해 구분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위원회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디다스의 기술은 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공인과정과 기술보완이 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제품의 성능과 재원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출시를 통한 ‘선점효과’는 향후 공인과 인지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Daedo
대도는 기술적으로는 앞서의 두 회사에 뒤쳐지지 않는다. 대도측은 “센서의 원천기술이 매우 특이하고 우수해, 어떠한 모양이나 디자인에도 사용하기 쉽다.”며, “지속적인 수정보완을 통해 품질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선두주자인 LaJUST와 같은 센서식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경우, 기술력으로는 LaJUST를 위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술개발의 방향은 부심용 채점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 대도측의 입장이다. 이는 반자동으로 진행되는 경기가 아니라 전자호구와 한 명의 주심만이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개발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이미 주먹공격과 발공격을 구분하는 기능을 갖춘 상태이기 때문에 ATM보다는 분명하게 진보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머리보호대를 이미 기존의 머리보호대안에 센서를 삽입하는 형태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머리보호대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개발된 LaJUST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심용 채점기도 세계연맹의 요청이 있으면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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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도는 경기가 끝난 후 대회결과를 바로 출력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사진은 시연한 경기결과의 출력물. |
대량생산과 관련해서도 “세계연맹의 규정에 따른 개발이 완료된 후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연맹의 규정이 완전히 확정된 상태에서 시장 출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대회 사용과 관련해서는 “대회는 공인이후에 치루겠다.”고 밝혀, 경쟁사들이 대회를 통한 인지도 제고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빨라도 올 하반기가 되어야 공인 문제가 일단락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대도의 전자호구를 이용한 대회가 열리기는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