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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의 집무실은 6개월째 주인 없이 비어있는 중이다. |
前 엄운규 국기원장이 사표를 낸 이후 또 다시 부적절한 행위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엄 원장은 지난 9월 태권도인들의 국기원 개혁운동이 거세게 진행되자 관용차량까지 반납하며 스스로 태권도계에서 물러났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국기원의 재정을 담당하는 고위 간부에게서 "아직 판공비가 지급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와 많은 태권도인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존재하듯이 6개월전 사표를 제출하고 출근조차 하지 않는 엄 원장에게 현재 국기원의 예산으로 판공비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나 도덕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2선에서 국기원을 조종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를 보면 당연한 일이다.
국기원 총무팀 담당자의 발언 또한 원장에게 태권도인들의 피와 땀인 국기원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
3일 총무팀 담당자는 "원장에게 급여 및 판공비의 지급에 관해 어떤말도 해줄 수 없다"며 "대외비다. 내부 상황을 말해 줄 필요가 없다"고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줬다.
이는 엄 원장에게 현재 판공비 명목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엄 원장이 아직도 국기원의 예산으로 자신의 배를 채운다고 여론의 질타를 받자 태권개혁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어떻게 손을 놓고 사표를 낸 상태에서 개인적 사욕을 위해 돈을 받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행정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관계자들과 이를 승인한 고위직 인사들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끝까지 엄 원장이 반성하지 않고 태권도인들의 피와 땀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기에 간과할 수 없다"며 "문화체육관광부, 국기원, 자택, 교회 등에서의 집회와 시위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선 체육관 관장들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수련생 감소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앉아서 단증발급만으로 소위 수익을 건지는 국기원은 엉뚱한 곳에 예산을 집행하고 개인자산인양 함부로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국기원 이럴 때가 아니다.
태권도인들이 없으면 국기원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들을 위한 봉사단체가 되는 국기원으로서 나아가야하는 것이 참 모습이다.
심사수수료 삭감 등과 같은 현실적 방안을 강구해 경기침체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지도자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짊어질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